LG 트윈스 유니폼을 다시 입은 고우석(28)은 7월 말 글러브 이물질 의혹으로 받은 징계를 떠올리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고우석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미국 무대 도전을 마친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7월 초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 트윈스로 옮긴 고우석은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은 지 4경기 만에 다시 트리플A로 강등됐다. 고우석이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경기 도중 이물질 사용으로 인한 부정투구로 퇴장 조처됐다. 심판들이 고우석의 글러브(빨간색 원)를 살펴보고 있다. SNS 갈무리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으로 처음 나선 7월 25일 콜럼버스 클리퍼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와 홈 경기 마운드에 올랐으나 단 하나의 공도 던지지 못하고 퇴장 조처됐다. 글러브 안쪽에 끈적끈적한 이물질이 발견됐다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SNS를 통해 "이물질은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키고 가죽에 굳어 형성된 것"이라며 "한 번도 부정한 방법으로 경쟁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결백을 강조했다. 사진=고우석 SNS 그는 국내 취재진과 만난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했다. 고우석은 "계속 쓰던 글러브였고, 이물질을 쓰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매일 하던 일상적인 검사 절차였다"라며 "제가 손에 땀이 많은 편인데, 땀과 로진이 섞이면 끈적이는 상태가 된다. 그게 글러브에 조금 묻었는데 심판이 손톱으로 긁어내더니 끈적인다고 하더라"고 황당한 기억을 떠올렸다.
고우석은 자동으로 10경기 출장 정지를 징계 받았으나, 이의 제기롤 통해 8경기로 감경됐다. 그는 "처음에는 징계받는 줄 몰랐다"며 "말이 안 된다 싶어 무조건 소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팀 동료 중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 있었는데 판정이 뒤집힌 사례가 없다고 해서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 다행히 소명이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MLB가 글러브 이물질 사용 단속을 강화한 이후 퇴장·징계받은 투수 중 항소로 징계가 줄어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징계 여파는 부진으로 이어졌다. 고우석은 복귀 후 첫 두 경기는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6경기에선 평균자책점 18.47로 부진했다. 그는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서 컨디션이 크게 떨어졌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 계속 던지다 보니 성적이 나빠졌다"라며 "메이저리그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오버 페이스를 했고, 컨디션 저하로 성적이 떨어지면서 그 여파가 2주 정도 가더라"고 안타까워했다. 지난 3일 고우석이 2년 10개월 만에 LG 유니폼을 다시 입고 잠실구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구단 제공 결국 고우석은 8월 말 방출 대기 조처 통보를 받았고, 자신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자 LG 복귀를 선택했다.
그는 "친정팀 LG로 오게 되어 기쁘다"라며 "1위와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격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에 힘을 보태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활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