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가능한 사랑’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AP=연합뉴스
배우 전도연이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한다. 신작 ‘가능한 사랑’을 통해 삶의 무게를 짊어진 여성의 내면을 밀도 있게 쌓아 올리며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붙든다.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한국의 첫 은사자상으로,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황금사자상) 이후 14년 만의 베니스 트로피다.
‘가능한 사랑’의 수상에는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포착하는 이창동 감독의 시선과 섬세한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 앙상블이 중요한 바탕이 됐다. 특히 그중에서도 전도연의 존재감은 각별하다.
전도연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에서, 해고 노동자 부부의 아내 미옥을 연기했다. 파업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남편 호석(설경구)을 걱정하며 가족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다. 미옥은 예지(조여정), 상우(조인성) 부부의 제안으로 해고 노동자를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참여하게 되고,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삶의 풍경과 욕망을 마주한다.
‘가능한 사랑’ 스틸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도연은 미옥을 통해 상처 입은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연민과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 자신을 둘러싼 관계를 주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쌓아간다. 체념과 욕망, 연민과 경계심을 어느 한쪽으로 기울이지 않고 끝까지 붙잡으며, 삶에 눌린 인물에 복합적 감정을 부여한다.
베니스에서 영화를 접한 외신도 전도연의 연기에 주목했다. 버라이어티는 “‘밀양’의 전도연이 펼치는 눈부신 연기가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며 “올해 가장 정교한 연기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인디와이어 역시 “전도연이 100년(세기)에 한 번 나올 법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했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과 전도연이 ‘밀양’(2009) 이후 19년 만에 재회한 작품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도연은 ‘밀양’에서 아들을 잃은 여인 신애를 연기해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당시 종교와 용서를 고찰하며 한 인물의 깊은 내면을 파고들었던 두 사람은 ‘가능한 사랑’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가능한 사랑’의 첫 번째 출연 이유로 “이창동 감독”을 꼽았던 전도연은 “시나리오 읽고 덮었을 때 여운이 너무 강렬했다. ‘역시 이창동’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수상이 감독님이 다음 작품을 써 내려가시는 데 큰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3일 국내 극장 개봉을 거쳐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