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2’ (사진=SBS)
‘특별히 많이 출연’했다기엔 인물의 깊이가 얕았다. 유승호라는 특별출연 패를 강조했던 ‘재벌X형사2’가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들고 최종회를 맞이하게 됐다.
오는 19일 종영하는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는 수사가 막히면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재벌형사 진이수(안보현)와 새 팀장 주혜라(정은채)의 공조 수사극이다. 첫 회 6.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로 출발한 시청률은 자체 최고 7.9%(8회)에서 진격을 멈췄다. 지난 시즌 최고 성적인 1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재벌X형사2’의 목표가 ‘형보다 나은 아우’였단 점에서 뼈 아프다. 2년 만의 시즌2인 만큼 기존에 사랑받았던 주인공 진이수표 ‘FLEX 수사’ 세계관을 활용해 TV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스케일의 블록버스터를 시도했다. 볼거리는 합격점이었으나 주인공부터 최종 빌런 유성원(유승호)까지 시청자와 공감대가 느슨했단 분석이다.
재벌 3세인 진이수는 경찰학교를 정식으로 수료하고 본격적인 형사로 활동하지만, 여전히 자신만 가능한 재력을 ‘치트키’로 갖고 있다. 전용기를 띄우고, 사건 현장을 사들이고, 개인용 인공위성으로 CCTV를 대신할 수준이다. 이는 매 에피소드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하는데, 시즌1과 달리 통쾌함보단 정형화된 패턴으로 읽혔다.
특별출연의 활용 또한 기대보다 시청률 상승을 이끌진 못했다. 시즌1에 출연한 김의성부터 박소이, 이학주, 허성태, 정채연, 전혜빈, 주현영 등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했으나, 이들 중 대다수가 ‘유명배우 카메오=범인’이라는 공식을 뒤튼 제작진의 의도로 인해 오히려 깜짝 등장 그 이상의 임팩트가 없었다.
다크호스였던 유성원 역 유승호조차 예상 밖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초반부 쿠키영상 등 잦은 등장에 비해 장면의 깊이가 얕아, 정작 캐릭터의 서사가 풀리기 전 시청자의 기대감을 소모 시킨 탓이다.
당초 유성원은 극본상 극 중후반부부터 등장하는 ‘최종보스’격 빌런이었으나, 유승호가 연기하면서 분량이 늘어났다. 14부작의 2회부터 4회, 5회에서 보너스 ‘쿠키영상’으로 짧게 모습을 드러낸 유성원은 계속 간을 보듯 등장하다가, 10회에 이르러서야 진이수가 격파할 빌런의 본색을 드러냈다. ‘재벌X형사2’ (사진=SBS)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지만 4회차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추가 시청자를 부르진 못했다. 10회가 자체 최고에 근접한 7.8%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긴 했으나, 11회 6.4%, 12회 7.2%인 들쑥날쑥한 수치를 받아봤다. 결국 동시간대 경쟁작 ‘유부녀 킬러’를 따돌리지 못했고, 신흥강자인 ‘포핸즈’에게도 토요일 하루를 내주게 됐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1 이상의 매력과 신선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 시류에선 재력을 활용한 수사가 시청자에게 위화감으로 다가가는 측면도 있다”며 “그 위화감을 면피하기 위해 재벌 진이수가 재벌 유성원을 상대하는 구도를 최종회에 배치했으나, 유성원의 잦은 등장으로 쓰임새가 이미 간파됐을뿐더러 진부하게 비쳤다”고 평했다.
이어 “유승호는 정확하게 캐릭터를 분석해 놀랄만한 몰입감을 주는 배우다. 그러나 사이코패스인 유성원의 행동의 당위성이 떨어지자, 자신의 기술로 채우려는 점이 보였다”면서 “배우의 연기는 준수하지만, 캐릭터의 설정이 약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재벌X형사2’는 종영까지 단 2회를 남겨두고 있다. 고유한 세계관과 캐릭터의 매력도, 정의구현 메시지란 SBS표 ‘사이다 유니버스’의 공식은 갖췄으나, 고정 팬층 이상의 유입을 불러오지 못하고 아쉬운 퇴장을 앞두고 있다.
23.1% 대흥행을 터뜨린 소지섭의 ‘김부장’의 다음 주자로 고군분투한 ‘재벌X형사2’는 하반기 기대작 김지원의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에 배턴을 넘겨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