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가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11월에 둘째가 태어나는데, 금메달을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8년간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았던 청년이 어느덧 세계 최고의 사격 선수가 됐다. 이제는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또 하나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조정두(39·BDH파라스)가 곧 태어날 둘째 아이에게 금빛 선물을 약속했다.
조정두는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일원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장애인아시안게임(APG)에 출전한다. 2024 파리 패럴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이자, 최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운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조정두가 처음부터 사격 선수의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군 복무 중 뇌척수막염을 진단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다. 후유증으로 척수 장애인이 됐다. 이후 8년 동안 집에 틀어박혀 슈팅 게임에 몰두했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이 바로 사격이었다. 게임 속에서만 총을 잡던 청년은 실제 총을 들고 세상 밖으로 나왔고, 마침내 세계 정상에 섰다.
조정두. 연합뉴스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사격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이후 정체기에 빠졌다. 다시 꿈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사격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함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결국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결승전도 극적이었다. 초반 점수가 좋지 않자 '기본만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점차 감각을 되찾으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고, 결국 세계 정상에 올랐다. 조정두는 "내 실력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작 금메달을 딴 직후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정상에 오른 뒤에도 그의 총구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9월 창원에서 열린 장애인사격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특히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는 세계신기록까지 작성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정두. 연합뉴스
APG 무대에 나서는 조정두의 새로운 동력은 가족이다. 그는 "훈련하면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지만, 가족이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금메달은 더욱 특별하다. 오는 11월 둘째 아이의 탄생을 앞둔 조정두는 아빠로서 잊지 못할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조정두는 "경기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 변수만 없다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