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와 최대 2년 계약에 합의한 페드로 아빌라가 김재현 단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SG 제공
발 빠르게 움직인 SSG 랜더스가 KBO리그 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수 다년 계약의 역사를 썼다. 주인공은 지난 7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페드로 아빌라(29)다.
SSG는 지난 16일 아빌라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세부 내용 추후 공개)했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이나 신규 영입이 주로 11~12월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에 재계약을 확정하고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최대 2년으로 설정된 계약 기간이다.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의 투구 모습. SSG 제공
현행 KBO리그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입단 2년 차부터 재계약 시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구단은 많지 않다. 장기 계약한 선수가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대체 선수 확보를 비롯한 구단의 전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뷰캐넌(전 삼성 라이온즈, 2020~23) 케이시 켈리(전 LG 트윈스, 2019~24) 등이 다년 계약을 원했다는 건 외국인 투수 시장의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두 선수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KBO리그 역사상 외국인 선수 공식 다년 계약은 2024년 11월 NC 다이노스와 1+1년 계약한 타자 맷 데이비슨(현 키움 히어로즈)이 유일하다.
SSG는 올해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부터 아빌라 측과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재계약에 대한 공감대를 빠르게 형성한 뒤 세부 조건을 조율하며 협상에 속도를 냈다. 아빌라가 보여준 활약은 재계약을 서두를 만했다. 시즌 성적은 14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1.44. 등판 대비 퀄리티 스타트 비율이 92.9%(13/14)에 이를 정도로 투구 내용이 안정적이었다.
외국인 투수 아빌라의 재계약 사진. SSG 제공
대체 선수로 영입될 당시 아빌라의 계약 규모는 최대 40만 달러(5억3000만원·연봉 38만 달러, 옵션 2만 달러)였다. SSG는 아빌라의 풀타임 활약을 전제로 기존보다 조건을 상향한 다년 계약안을 제시했고, 양측은 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 취재 결과 2027시즌 성적에 따라 2028시즌 계약 발동 여부가 결정되는 1+1년 계약이 아닌, 사실상 2년간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28시즌 개장 예정인 '청라돔' 시대를 이끌 핵심 전력으로 낙점받았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아빌라는 "내년에도 인천 SSG랜더스필드 마운드에 오르게 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재계약을 제안해 준 구단에도 감사하다. 지금부터 더 몸 관리를 철저히 해서 2027시즌에는 SSG가 우승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