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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IS 피플] 워니 아성 노리는 배스 "KBL 최고는 나!"

수원 KT 패리스 배스(28·2m7)가 독보적이었던 서울 SK 자밀 워니(1m99㎝·29)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배스는 지난 1일 부산 KCC전에서 홀로 44점을 맹폭했다. 지난달 17일 기록했던 43점을 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이날 활약으로 경기당 평균 25.3점을 기록한 배스는 잠시 워니를 넘고 이 부문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곧바로 서울 삼성전에 출전한 워니가 31점을 기록했다. 개인 기록을 평균 25.7점으로 올려 3시간여 만에 선두를 재탈환했다.같은 스코어러여도 유형은 전혀 다르다. 센터인 워니는 골 밑 수비를 뚫어내는 파워를 지녔고, 주 무기는 공을 살짝 띄워서 림을 통과시키는 플로터다. 공이 일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천천히 떠올라 상대 수비를 당황하게 만든다.포워드인 배스는 높은 신장과 긴 팔에 빠른 스피드까지 보유했다. 상대 수비를 손쉽게 제치는 건 물론 3점슛도 쏠 줄 안다. 배스의 활약으로 워니의 독주 체제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국 프로농구 5년 차인 워니는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만 벌써 세 차례나 탔다. 미국프로농구(NBA) 경험을 갖춘 선수들도 한국을 찾지만, 언제나 가장 꾸준하고, 마지막에 웃는 건 워니였다.'올해의 도전자'는 배스다. 배스는 1일 경기 후 누가 프로농구 최고냐는 질문을 받자 "당연히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그는 "난 그렇게 믿지만,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동료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배스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KT는 1일 경기 2쿼터 초반까지 14점 차로 앞섰지만, 허훈·하윤기 등 국내 선수들이 기복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배스가 홀로 팀 득점을 책임져 호각세를 지킨 끝에 4쿼터 역전승에 성공했다. 국가대표 라건아와 송교창이 막아섰지만, 배스의 스피드를 막지 못했다.공교롭게도 같은 날 워니의 활약도 똑같았다. SK도 1일 삼성전에서 흔들렸지만, 워니가 홀로 31점을 몰아쳤다. 특히 삼성의 추격이 맹렬했던 4쿼터, 야투 성공률 60%(10회 중 6회 성공)의 순도 높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후반 팀 37점 중 25점, 4쿼터 20점 중 14점을 그가 담당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동료들을 향한 신뢰가 두텁다. 배스는 "나도 팀원들을 믿고, 팀원들도 나를 믿는다. 서로 그걸 안다"며 "내가 1옵션이지만, 공격 때도 팀원들을 더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오늘도 그게 잘 이뤄진 결과"라고 했다. 워니도 "동료들이 나를 믿고, 나도 동료들을 믿었기에 (승부처인) 4쿼터 때 더 집중했다"고 공을 나눴다.차승윤 기자 2024.01.02 14:46
프로축구

[김형일 카타르 관전평] 김민재 부상 여파... 수비 라인 물러서면 답이 없다

속상하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 안갯속이다. 다음 달 3일 예정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금까지 대표팀의 두 경기를 지켜보면서, 이전 월드컵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확실히 올라왔다는 걸 느꼈다. 4년 동안 준비해왔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다. 불운하게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을 뿐이다. 죽을 둥 살 둥 뛰는 후배들이 안타깝다. 가나 선수들은 패스 위주의 축구보다 개인 기량에 의존한 돌파를 했다. 돌파는 좋았다. 하지만 경기 초반을 보면, ‘대표팀이 가나를 이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속 코너킥을 계속 시도하지 않았나. 그때 한 골만 들어갔더라면 분위기를 완전히 잡을 수 있었다. 반면 가나는 어려운 흐름에서 잘 버텼고, 자신들이 흐름을 가져왔을 때 득점에 성공했다. 그 차이였다. 대표팀은 전반에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2실점을 했다. 첫 번째 실점에선 대표팀은 파울을 하지 않아도 될 장면에서 파울을 범했다. 이후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를 두 줄로 세우더라. 두 줄 수비로 라인을 내리기보다 일직선 수비를 세워 라인을 끌어올렸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라인을 올렸다면 크로스가 넘어오더라도 문전에서 넥스트 플레이로 득점하기 까다로웠을 것이다. 세 번째 실점이 뼈아팠다. 이냐키 윌리엄스가 헛발질했다. 뒤에 있던 모하메드 쿠두스가 골망을 갈랐다. 후반 23분이었다. 사실 이 시간대에 수비수가 상대 공격을 막는 건 어렵다. 수비수들이 정신력과 체력 면에서 힘든 상황이다.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 세 개의 실점 모두 라인을 내린 상황에서 나왔다. 문전 앞에만 몰려있었다. 맞붙는 포인트를 앞선으로 옮겨야 했다. 이강인 투입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다. 투입되자마자 조규성이 헤딩 슛을 시도하기 좋게 낮고 빠르게 깔리는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나. 크로스 타이밍이 너무 좋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후반에 작은 정우영 대신 나상호를 교체 투입해 측면을 흔든 다음 권창훈을 빼고 이강인을 투입할 계산이었다. 측면을 먼저 공략한 다음 미드필더에 힘을 넣어 공격적으로 나서려는 의지가 강했다. 포르투갈은 우루과이, 가나전보다 훨씬 더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을 확정했지만, 스타 선수들이 출격할 것이다. 지칠 대로 지친 수비수들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과 싸우는 게 부담이 될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 때 독일을 2-0으로 꺾은 ‘카잔의 기적’을 기대해야 할까. 포르투갈에는 중원에서 천재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 내가 봤을 때 중원은 어느 정도로 싸워볼 만하다. 포르투갈 중원에서 최전방으로 향하는 강한 임팩트를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후방 라인의 집중력이 더 좋아야 한다. 가나전에선 김민재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비 라인이 뒤로 물러섰다. 물러서면 답이 없다.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 라인의 공간을 좁혀야 한다. 가나전에서 퇴장 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한다. 큰 문제다. 벤투 감독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령탑 아닌가. 잘 정돈된 조직력으로 훈련했다고 하지만, 경기는 다르다. 경기장에서는 경우의 수가 엄청 많다. 돌발 상황이 속출한다. 중간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감독이 없다면, 우왕좌왕한다. ‘벤투 사단’ 세리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의 역량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김형일 프로축구 해설위원·전 국가대표 수비수 2022.11.30 07:40
야구

[IS 포커스]타율 하락? 강백호의 진짜 문제는 경기 집중력

타격감보다 경기 자세가 문제다. 강백호(21·KT) 얘기다. KT가 대역전승을 거둔 21일 LG전. 강백호는 웃지 못했다. 일단 타격이 부진했다. 무안타로 침묵한 경기다. 6회까지 나선 세 타석은 볼넷 1개와 범타 2개를 기록했다. 7회말 네 번째 타석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1-8로 지고 있던 KT가 연속 7득점 하며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나섰다. 이닝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내주며 좋은 흐름을 이어 가지 못했다. 5월 16일 삼성전부터 40경기 연속 이어가던 3할 타율이 무너졌다. 종전 0.303에서 0.298로 떨어졌다. 7월 둘째 주 주말부터 치른 8경기에서 타율 0.156에 그쳤다. 이 기간 장타율은 0.281. 강점마저 무뎌졌다. 그동안 득점권에선 약했지만, 개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첫 번째 슬럼프다. 이강철 감독은 "실전에서 인플레이 타구가 줄어들긴 했지만, 타격감 자체가 나쁘진 않다고 본다. 결과가 좋지 않다 보니 부담을 느끼면서 스스로 침체되는 것 같다"고 했다. 멘탈 문제로 보고 있다. 이 시기를 극복하면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다. 실제로 강백호는 여전히 상대 투수에게 위압감을 주는 스윙을 한다. 확신에 찬 스윙을 하는 편이기 때문에 한 번 걸리면 상대 배터리에 타격을 주는 타구로 연결시킨다. 데뷔 세 시즌 동안 슬럼프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적은 표본으로 부진을 예단할 단계는 지난 선수다. 문제는 타격이 아니다. 경기 집중력이다. 21일 LG전에서 그가 보여준 수비는 프로답지 않았다. 5회초 무사 1루에서는 주루 방해를 했다. LG 타자 김현수가 우전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뒤 2루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동안 타구를 바라보다 뒤늦게 움직이더니, 타자 주자의 주루 동선을 가로막는 위치로 향했다. 충돌이 일어났다. 매끄러운 중계 플레이가 이뤄졌다. 주루 방해가 없었다면 2루에서 타자 주자의 송구 아웃을 노려볼 만했다. 김현수의 부상 가능성도 있었다. 강백호는 충돌 직전 외야 쪽으로 가려는 스텝을 했다. 커트맨(2루수)이 이미 우익수의 공을 받기 위해 앞으로 향했다. 무슨 의도였는지 알 수 없었다. 8회말 2사 1·2루에서도 실책성 플레이가 있었다. 투수 주권이 김현수에게 우측 땅볼을 유도한 상황. 우측 선상에 붙어 있던 강백호는 2루수 천성호가 포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데도, 공을 향했다가 뒤늦게 동선을 바꿨다. 천성호가 포구한 순간, 강백호는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주권과 일직선상에 놓였다. 야수의 시야를 가리거나 송구 조준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2루수의 송구는 빗나갔고 김현수는 세이프됐다. 천성호는 정상 위치보다 우측으로 이동해 수비했다. 유격수도 2루 베이스 근처에서 수비했다. 시프트가 가동된 상황. 김현수 타구에 대한 강백호의 최초 동작은 동료 야수의 위치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백호는 올 시즌부터 1루수로 나선다.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앞선 두 장면은 실력 문제가 아니다. 집중력이 저하된 탓이 명백하다. 강백호는 지난 18일 창원 NC전 4회초 타석에서도 안일한 모습을 보여줬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투수 구창모의 변화구에 내던 배트를 멈췄지만, 3루심은 스윙 판정을 내렸다. 이 상황에서 공은 바운드 뒤 백네트까지 빠졌다. 낫아웃 상황. NC 포수 양의지가 황급히 공을 쫓는 와중에도 강백호는 1루로 뛰지 않았다. 배트를 돌리지 않았다는 어필만 하다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타격감 저하는 일시적 현상이다. 데뷔 3시즌 만에 국가대표 주전 1루수 후보로 떠오른 선수다. 그러나 몇몇 플레이에서 보인 집중력 저하가 현재 그가 야구를 대하는 자세라면 작금의 부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23 12:17
야구

6-15 대패, 삼성 볼넷·주루 방해에 발목 잡혔다

삼성이 볼넷에 발목 잡혔다. 한 경기에서 마운드가 무려 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삼성은 31일 대구 넥센전에서 6-15로 크게 졌다.외국인 선발 투수 플란데가 2⅔이닝 7피안타 8실점(6자책)으로 무너졌다. 고비마다 내준 볼넷 5개가 치명타였다.플란데는 2-0으로 앞선 2회 초 1사 후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이택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2사 2, 3루에서 다시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다. 결국 타율 0.158에 그친 김재현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플란데는 3회에도 1사 후 서건창과 윤석민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김민성에게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1사 1·3루에서 이택근에게 이날 다섯 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대니돈을 삼진 처리했으나 김하성에게 결승 2타점 2루타를 뺏겼다. 후속 김재현의 1타점 내야 안타 때는 김하성이 3루와 홈 사이 협살에 걸렸으나 주자 진로 방해가 인정되면 1실점이 추가됐다. 결국 고종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이날 8실점째를 하자 마운드는 박근홍으로 교체됐다.심판진은 주루 방해가 선언된 부분에 대해 "공을 잡고 있지 않는 야수가 주자와 부딪혔다. 이때는 야수가 야수가 충돌하지 않도록 비켜줘야 한다"며 "삼성에선 상대가 쓰리피트 라인을 벗어난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런데 일반적인 쓰리피트 라인을 벗어난 것과 달리 (협살 과정에선) 공을 잡고 있는 수비수와 잡을 수비수간 일직선을 놓고 쓰리피트 라인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추격조로 올라온 선수들도 연이어 볼넷으로 실점했다. 박근홍은 3-8로 뒤진 3회 말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2사 후엔 이택근과 대니돈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그러자 삼성은 임대한을 올렸다. 임대한은 김하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재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 맞았고 박정음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재차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고종욱에게 2타점 2루타, 서건창과 윤석민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삼성 마운드가 이날 허용한 4사구는 총 10개였다. 모든 실점의 출발점과 중간 과정에는 볼넷이 있었던 셈이다. 삼성은 이날 11안타(넥센 13안타)를 뽑아냈으나 초반부터 마운드가 대량 실점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겼다.대구=이형석 기자 2016.08.31 22:05
야구

양상문 감독 항의, 비디오 판독은 해당 안됐다

양상문 LG 감독이 타구의 페어 여부를 놓고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 그러나 합의 판정 요청에는 해당되지 않았다.상황은 LG의 수비가 펼쳐진 3회말 발생했다. 4-3으로 앞선 3회 1사 1·2루 위기에서 세 번째 투수 임정우가 전준우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타구를 내줬다. 공은 1루 베이스 앞에서 바운드 된 뒤 베이스를 넘어 파울 지역으로 굴러갔다. 이때 김성철 1루심은 그라운드 안쪽으로 손을 가리켰다. 타구가 페어라는 뜻이었다. LG 1루수 정성훈은 두 팔을 높게 들며 파울이라고 어필했다. 그러나 그사이 2루 주자 손아섭은 홈은 밟았고, 전준우는 2루에 안착했다.양상문 감독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곧장 1루를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김성철 1루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타구가 베이스를 넘어가기 전에 파울 라인 밖으로 나갔다고 주장했다. 3루 원정 더그아웃에서 1루 파울 라인은 일직선으로 보인다. 양 감독의 눈에는 타구가 파울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양 감독은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상황이 심판 합의판정 요청사안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후반기부터 실시 중인 합의판정 요청 대상은 ①홈런-파울 ②외야타구의 페어-파울 ③포스-태그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④야수(파울팁 포함)의 포구 ⑤몸에 맞는 공 등 5가지로 한정돼있다. 타구가 1루 베이스 앞에서 바운드가 된 만큼 해당되지 않았다. 부산=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4.10.17 20:15
스포츠일반

[인천AG]막판 실수에 날아간 결승행... 한국 女축구 北에 1-2 석패

'졌지만 잘했다'는 말로 부족한 투혼과 열정이었다.한국 여자축구가 '천적' 북한에 너무나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한국은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준결승에서 종료 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북한에 1-2로 패했다.1-1로 팽팽하던 후반종료 직전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북한이 길게 올린 평범한 크로스를 임선주가 헤딩으로 골키퍼에게 내주려 했지만 볼이 짧았다. 양 팀 선수가 뒤엉킨 상황에서 북한 허은별이 텅 빈 골문에 볼을 가볍게 차 넣었다. 곧바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한국은 북한을 맞아 눈부신 선전을 펼쳤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절대 열세다. 북한과 상대 전적은 1승1무12패. 2005년 4월 동아시아연맹컵 본선에서 한 번 이긴 뒤 7번 내리 무릎을 꿇었다. 역대 아시안게임 전적도 4전 전패다.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북한은 이번 대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선제골은 한국의 몫이었다.전반 12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정설빈이 오른발 무회전 슛으로 연결했다. 일직선으로 향하던 볼이 골문 앞에서 뚝 떨어지자 북한 골키퍼 홍명희는 당황해서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골을 얻어맞은 북한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20분 위정심이 중앙을 돌파해 들어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튕겼다. 2분 뒤 전명화의 왼발 슛도 또 골대를 맞고 나왔다. 이후 북한의 무차별 슈팅을 한국은 육탄방어로 저지했다. 하지만 골대의 행운도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5분 위정심이 낮게 올린 크로스를 리예경이 왼발을 갖다대 그물을 흔들었다.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북한 김광민 감독은 이번 대회 정상 컨디션이 아니어서 선발로 쓸 수 없었던 에이스 허은별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후반 중반 이후 한국이 흐름을 잡았다. 후반 17분 유영아가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살짝 떴다. 2분 뒤 지소연의 헤딩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42분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지소연이 상대 수비 2명을 돌파해 파고 들다가 기습적으로 오른발 강 슛을 날렸다. 볼은 대포알처럼 날았지만 아쉽게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나왔다. 골대의 행운이 이번에는 북한에 미소를 지었다. 연장으로 갈듯하던 승부는 종료직전 사소한 실수 하나로 또 요동쳤다. 북한 벤치는 서로 얼싸안으며 환희를 만끽한 반면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 앉고 말았다. 인천=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2014.09.29 22:04
야구

히메네스 ‘괴력 홈런’, 주변 반응 살펴보니 “어메이징!”

롯데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0-2로 뒤진 4회초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니퍼트의 4구째 151㎞짜리 직구가 높게 형성되자 벼락 같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맞는 순간 엄청난 속도로 외야로 뻗어나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두산 우익수 민병헌은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히메네스의 홈런 타구는 잠실구장 우중간 관중석 최상층 광고판을 맞았다. 비거리는 140m로 넥센 박병호와 타이 기록이자 올 시즌 최장 거리였다.31일 잠실구장에서는 히메네스의 홈런이 단연 화제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장외홈런이 될 줄 알았다"며 "'딱'하는 순간 고개를 들었더니 이미 외야 관중석으로 날아갔더라. 3루 더그아웃 감독석에서 외야까지 일직선으로 타구의 비행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대단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어 "히메네스가 잠실에서 장외홈런 하나는 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흥식 타격 코치는 "니퍼트의 실투였다. 히메네스가 놓치지 않더라. 맞는 순간 홈런은 예상했는데, 그렇게 멀리 날아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1루 주루 코치를 담당하는 김응국 코치는 "맞는 순간 고개를 돌렸는데, 타구를 놓쳤다. 찾아보니 이미 관중석 상단을 맞히고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엄치를 치켜들었다. 손아섭은 "타구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라인드라이브로 어떻게 거기까지 날아갔는지…정말 힘이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선수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히메네스의 타구 방향에서 외야수비를 하고 있던 민병헌은 "허리를 숙이고 준비 자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딱'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이미 내 머리 위로 날아가고 있더라. 한 발도 움직이지 않았다. 타구가 어디 떨어졌나 보려고 고개를 돌렸는데, 우중간 최상단을 맞히고 나오더라. 정말 힘은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니퍼트의 실투였다. 공이 가운데 몰렸다. 그러나 힘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현승과 히메네스의 대결도 재밌었다. 느린 공으로 타자를 상대하려면 용기가 없이는 힘들다"라며 시속 92㎞의 느린 커브로 히메네스를 포수 파울 플라이 처리한 이현승의 배짱을 높이 평가했다.잠실=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4.05.31 16:41
야구

두산김재호- LG윤요섭 ‘일촉즉발’ 신경전

벤치클리어링은 아니지만 일촉즉발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산 내야수 김재호(28)와 LG 윤요섭(31)이 가벼운 말다툼을 벌였다.3회초 LG 공격. 1사 1루에서 박용택이 2루수 오재원 앞으로 가는 땅볼을 때렸다. 바운드가 크게 튄 공을 잡은 오재원은 2루의 김재호에게 볼을 뿌려 1루주자 윤요섭을 아웃시켰다. 병살타를 만들기 위해 1루로 공을 뿌리려던 김재호는 윤요섭의 슬라이딩 때문에 송구는 하지 못했다. 타자주자는 1루에서 세이프. 이 때 윤요섭과 김재호 사이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졌다.더블플레이를 막기 위해 윤요섭이 한 슬라이딩이 다소 과격하지 않느냐는 게 김재호의 어필이었다. 1루와 2루 일직선상에서는 다소 벗어났지만 수비를 방해하기 위한 주자의 플레이는 어느 정도 묵인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윤요섭의 발바닥이 다소 높있던 것도 사실. 김재호는 웃으면서도 손을 들어 불쾌한 기분을 표현했다. 윤요섭도 별다른 행동를 하지는 않았으나 김재호의 옷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다행히 최태원 LG 주루코치가 나와 윤요섭을 말렸고, 두산 선수들도 필요 이상의 감정 표출은 하지 않으면서 벤치 클리어링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잠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13.10.20 15:06
야구

[알기쉬운 베이스볼<14>]투수가 1루에 커브로 뛰는 이유

투수는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후 타구가 자신의 왼쪽(1루)으로 날아가면 반드시 1루 백업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투수의 움직임을 보면 타자주자보다 빨리 1루로 뛰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1루를 향해 직선으로 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수는 1루 베이스에서 홈플레이트를 향해 앞쪽 1.5~2m 떨어진 지점을 향해 직선으로 달려간다. 파울라인 가까이 간 후 방향을 틀어 커브를 그리며 1루 베이스로 향한다. 이는 투수가 수비를 하는 1루수를 정면을 보는 상태에서 송구를 받기 위해서이다. 직선으로 달려갔을 경우. 1루수의 송구 방향이 등질 수 있는 등 던지고 받는 동작이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투수는 글러브를 허리 위에서 위치해 송구를 잡고 1루 베이스를 오른발로 디딘다. 1루 베이스 안쪽이나 베이스 라인을 넘어설 경우. 주자와 충돌할 수 있다. 한편 1루수-유격수-투수로 이어지는 병살 수비 때는 이와 달리 1루를 향해 일직선으로 뛰어야 한다. 최대한 빨리 1루 베이스에 도착한 후 송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용섭 기자 2007.01.19 12:46
축구

[김호의 내가 아드보카트라면] 승리는 볼없는 곳에서 좌우

토고전 다음날 태극전사들이 훈련 중인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를 찾았다.힘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탓인지 한층 밝아진 팀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 이날 훈련은 회복에 초점을 맞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은 없었다. 토고전에서 뛰지 않은 선수들이 6대6 미니게임을 펼치고 있었다. 선수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강조한 대로 1대1 대응능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필자가 유심히 살펴본 부분은 볼이 없을 때 선수들의 움직임이었다. ‘축구의 승패 여부는 볼이 없는 곳에서 좌우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볼을 갖지 않은 공격수와 수비수들의 움직임이 경기의 활로를 개척한다. 이날 훈련을 마친 후 수원에서 1년 6개월간 함께 지냈던 압신 고트비 코치를 만나 이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는 “선수들의 이해도가 많이 향상됐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다”고 낙관했다.▲프랑스 배후 뚫는 역습은 볼 없는 데서 이뤄진다토고전에서 봤듯 한국 공격이 단조로웠던 것은 공격라인을 넓혔다 좁혔다하는 수축·이완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좌우 윙포워드들이 지나치게 측면에만 치우쳐 넓게 포진하다보니 중앙의 조재진을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서로 벌려 있으면 패스성공률도 떨어진다. 토고전에서는 16개의 슈팅기회를 잡았지만 프랑스전에서는 10개 미만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이 골을 넣을 수 있느냐는 역습에 달렸다. 역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볼을 갖지 않은 선수들이 스스로 공간을 만드는 약속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가령 볼을 가로채 역습을 시도할 경우 ①번 그림처럼 센터포워드는 먼쪽 골대를 향하고 중앙 미드필더들은 가까운쪽 골대를 겨냥하면서 움직여줘야 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볼을 주시하며 일직선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지그재그로 움직여줘야 공간을 만들 수 있다.▲볼이 있는 곳은 맨투맨. 볼없는 곳은 지역방어지난 4일 가나전에서 패한 후 1대1 수비능력 배가에 힘쓰고 있지만 맨투맨 수비만으로는 프랑스를 막기 힘들다. 볼이 위치한 쪽(②번)에서는 강하게 압박하되 볼이 없는 반대쪽 선수들은 간격을 유지한 채 자신의 지역을 좁히며 지켜줘야 한다. 이때 사람을 쫓아다니는 우를 범한다면 한번에 넘어오는 롱패스에 역습을 내주고 만다. 그동안 한국 수비라인의 최대 아킬레스건이기도 했다. 다만 지역방어를 할 경우 항시 자신의 주변의 상대 선수를 자신의 시야에 담아둬야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프랑스전을 앞두고 좀더 활발한 공수 움직임을 위해 이 점을 선수들에게 주지시킬 것이다.레버쿠젠=김호 본지 축구해설위원 2006.06.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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