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팬들이 단단히 뿔났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사무국이 선정한 최우수 미드필더 후보에 나폴리 선수들이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매체 아레나 나폴리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나폴리 팬들이 시즌 최고의 미드필더 3인을 보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세리에 A 사무국은 같은 날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 후보 3인씩을 공개했다. 최우수 수비수 부문에서는 팀의 주장인 조반니 디 로렌초와 김민재가 포함됐다. 이들은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와 경쟁한다. 둘 중 하나의 수상이 유력한 실정이다.
공격수 부문에서는 빅터 오시멘이 후보 3인에 들었다. 오시멘은 올 시즌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25골을 몰아쳐 득점 선두를 질주 중이다. 사실상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며 나폴리의 리그 제패에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오시멘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 하파엘 레앙(AC밀란)과 함께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미드필더 부문에는 나폴리 선수가 없었다. 세리에 A 사무국은 아드리앙 라비오(유벤투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라치오) 니콜로 바렐라(인터 밀란)가 최고의 미드필더상을 두고 경쟁한다.
아레나 나폴리는 나폴리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 팬은 “나폴리 미드필더를 한 명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미친 짓”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이는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와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는 세리에 A에서 뛰지 않았다”며 비꼬았다.
실제 세리에 A 사무국이 후보를 발표한 게시물에 불만 댓글이 빗발쳤다. “로보트카는 MVP를 받을 자격이 있다”, “로보트카는 (포스터) 위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등 로보트카가 제외된 것에 대한 불만이 가장 컸고, 앙귀사의 후보 제외를 지적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나폴리 팬들의 분노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나폴리는 올 시즌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을 일궜다. 시즌 초반부터 맹렬한 기세를 뽐냈고, 일찍이 우승 경쟁을 끝냈다. 최전방부터 후방까지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후방을 단단히 지킨 김민재와 전방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오시멘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원 멤버들은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다. 물론 기여도는 높았다. 로보트카는 나폴 리가 치른 전경기(37)에 나서 중원에 힘을 보탰다. 앙귀사 역시 35경기에 선발 출전해 3골 5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매체는 “시즌 MVP를 선정하기 위해 최적의 움직임, 팀의 기술적·신체적 효율성에 관한 기여도 등을 분석하여 객관적이고 정성적인 평가를 한다”고 짚었다. 세리에 A는 포지션별 최우수 선수 후보를 선정할 때, 팀 성적을 배제하고 오롯이 개인 세부 지표를 따진다. ‘우승’이라는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나폴리 미드필더들이 기록에서 밀려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