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야! 우리가 간다!' (도쿄=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최종전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를 꺾고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기뻐하며 마운드로 뛰고 있다. 2026.3.9 yatoya@yna.co.kr/2026-03-09 22:46:25/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8년 6967만여 명을 기록, 2003년 이후 15년 만에 7000만명 미만으로 떨어졌던 메이저리그(MLB) 시즌 총 관중 수는 2023년 다시 7000만명 선을 회복했다. 이후 3년 연속 증가 추세에 있다.
종주국인 미국에서도 야구는 '할아버지들이나 보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일상 회복하려는 관성이 작용했고, MLB 사무국도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규정을 적용하며 젊은 층의 발걸음을 유도했다.
이로 인해 이전까지 통용된 야구의 불문율이 하나둘 깨지기 시작했다. 배트 플립(타자가 홈런이 짐작되는 타격을 한 뒤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이 많아진 게 대표적이다.
더그아웃 세리머니도 한몫했다. 남미 국적 선수들이 많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홈런을 친 선수에게 '스웨그 체인(Swagg Chain·커다란 금목걸이)'을 걸어주는 퍼포먼스를 하기 시작하며 큰 관심을 끌었다. 2021년을 기점으로 이런 문화가 퍼졌고, 2023년에는 거의 모든 팀이 '소품'을 활용했다. KBO리그에서도 흡사한 장면이 정착했다. 힙(Hip·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한 감성이 더해지자, '야구는 정적인 스포츠'라는 편견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이 17년 만에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이런 경향이 더 짙어지고 있다. 특히 출전국의 문화와 염원을 담은 세리머니가 야구팬 흥을 더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오스틴 웰스(왼쪽 세 번째)가 9일(한국시간) 팀원들의 별명이 새겨진 재킷을 입고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Carmen Mandato/Getty Images/AFP (Photo by Carmen Mandato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6-03-09 04:48:2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멕시코 훌리안 오넬라스(맨 왼쪽)가 9일 브라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루차 리브레 복면을 쓰고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 Photo/Ashley Landis)/2026-03-09 12:22:38/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이탈리아 앤드류 피셔가 9일 영국전에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에프스레소를 마시고 있다. Alex Slitz/Getty Images/AFP (Photo by Alex Slitz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2026-03-09 05:20:40/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영국 이안 루이스 주니어가 10일 영국전에서 홈런을 친 뒤 영국 근위병을 상징하는 베어 스킨을 쓰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 Photo/David J. Phillip)/2026-03-10 04:04:57/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일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6일 대만전에서 안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찻잔 휘젓는 '다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March 6, 2026 Japan's Shohei Ohtani during the second innings REUTERS/Issei Kato/2026-03-06 20:00:27/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한국 대표팀 간판선수 이정후가 7일 일본전 1회 초 적시타를 치고 '전세기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2026.3.7 hwayoung7@yna.co.kr/2026-03-07 19:29:41/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대표적인 국가는 도미니카공화국이다. 홈런을 친 선수가 더그아웃에 들어오면 팀원 별명이 새겨진 재킷을 입혀 주고 함께 셀피를 찍는 제스처를 취한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홈런이 나오면 그들의 축제가 시작된다"라고 표현했다.
이탈리아는 더그아웃에 비치한 커피 머신에서 바로 뽑은 에스프레소를 홈런 친 선수에게 선사했다. 승리 뒤에는 와인을 마시는 동작을 취한다. 이탈리아인들의 일상을 담은 세리머니다. 영국은 홈런을 친 선수에게 버킹엄 궁전 근위병을 상징하는 베어 스킨(털모자)과 붉은 재킷을 입히고, 마치 교대식처럼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멕시코는 자국 전통 레슬링 '루차 리브레(Lucha Libre)'에서 선수들이 쓰는 복면을 준비해 홈런을 친 선수가 쓰고 세리머니를 했다.
일본은 왼손 손바닥 위로 오른손을 휘휘 돌리는 동작을 했다. 이른바 '다도(茶道) 세리머니'다. 일본어로 '차를 끓여 내다(お茶を点てる)'라는 표현에 쓰이는 한자 '점(点)'이 야구의 '득점(点)'과 같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양팔을 크게 벌리고 좌우로 흔드는 '전세기 세리머니'를 했다.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8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하겠다는 의지였다.
한국 대표팀 간판선수 김도영은 8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제 목표를 이뤘으니 다른 세리머니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이 속한 8강전은 14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에 열린다. 대표 휴양지이자 독특한 '소울'로 유명한 마이애미 강렬한 열정과 자유로운 감성을 담은 '마이애미 버전' 세리머니가 한국 야구팬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