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을 떠난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들이 또 나왔다. 이번엔 에릭 라멜라와 브리안 힐이 세비야 유니폼을 입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타이틀을 커리어에 새겼다.
라멜라와 힐은 1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아레나에서 열린 AS로마와의 2022~23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나란히 맞교체로 출전했다. 팀은 120분 연장 혈투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1로 승리를 거두고 통산 7번째 유로파리그 정상에 올랐다.
토트넘에서 임대 신분으로 세비야 유니폼을 입은 힐이 먼저 측면 공격수로 결승 무대에 선발 출전했고, 후반 시작과 함께 라멜라가 힐 대신 교체로 투입됐다. 둘 모두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라멜라는 승부차기 2번째 키커로 나서 성공시켜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라멜라는 지난 2021년 토트넘과 8년 동행을 마치고 세비야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현금을 더해 힐과 트레이드되는 방식이었다. 세비야에서 완전한 핵심 입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두 시즌 연속 5골 이상을 넣으며 힘을 보탰다.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토트넘 이적 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던 힐도 지난 1월 임대 신분으로 친정팀 세비야로 임대 복귀했다. 그리고 반년도 채 안 돼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활짝 웃었다.
트트넘을 떠나 우승 타이틀을 커리어에 새긴 건 비단 이들만이 아니다. 당장 이번 시즌엔 토트넘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주인공인 탕기 은돔벨레가 나폴리로 임대 이적한 뒤 세리에A 정상에 올랐다.
오현규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셀틱 주전 골키퍼 조 하트와 수비수 카메론 카터-빅커스도 토트넘을 떠난 뒤 두 시즌 연속 더블(2관왕)을 차지했다. FA컵 결승도 앞두고 있어 국내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이른바 ‘도메스틱 트레블’까지 앞두고 있다. 손흥민과 입단 동기였던 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로얄앤트워프)도 올시즌 벨기에컵 정상에 올랐다.
토트넘을 떠난 뒤 우승을 차지하는 건 올해뿐만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흐름이다. 키에런 트리피어(뉴캐슬)는 토트넘을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 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후안 포이스(비야레알)는 유로파리그 챔피언이 됐고,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토트넘을 떠난 뒤 인터밀란 소속으로 세리에A 정상에 올라 빅리그 무관의 한을 풀었다.
토트넘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고도 무관이 이어지고 있는 손흥민이나 해리 케인의 상황을 돌아보면 팬들 입장에선 더욱 씁쓸한 상황이다. 손흥민과 케인 모두 토트넘을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평가받지만 커리어에 우승 타이틀은 단 한 개도 없다. 손흥민과 케인 모두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