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의 극적인 잔류를 이끈 김도균(46) 감독이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는다.
12일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도균 감독과 서울 이랜드 구단은 최근 계약에 합의했다. 향후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수일 내로 김 감독의 서울 이랜드 감독 부임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2014년 창단해 2015시즌부터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무대에 나선 서울 이랜드는 매 시즌 승격에 도전하고 있지만, 9시즌째 K리그1 무대로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마틴 레니 초대 감독을 비롯해 박건하, 김병수, 정정용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번번이 승격에는 실패했다. 올시즌 박충균 감독 체제에선 K리그2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졌고, 결국 1년 만에 박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절치부심한 서울 이랜드 구단은 일찌감치 새 시즌에 대비한 준비에 나섰고, K리그1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을 물색해 김도균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 후보로 낙점했다. 김 감독은 앞서 지난 2020년 수원FC의 승격을 이끈 경험이 있다. 서울 이랜드 구단 역사상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도균 감독과 수원FC 간 남은 1년의 계약만 잘 정리되면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이랜드 신임 감독으로 유력한 김도균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서남대·울산 현대중(U-15팀)·울산 현대 코치를 거쳐 지난 2020년부터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해 팀을 K리그2 2위로 이끌며 K리그1 무대로 승격시킨 뒤, 2021년부터 세 시즌 연속 K리그1 잔류까지 이끌어냈다.
특히 승격 첫해 K리그1 5위로 승격팀 돌풍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7위에 올라 승격 이후 K리그1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실점이 많더라도 공격적인 축구로 수원FC와 K리그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올 시즌엔 K리그1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강등 위기에 몰렸지만,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5-2 대역전승을 이끌고 극적인 잔류를 이끌어냈다.
수원FC 잔류를 이끈 뒤 그라운드 위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던 김도균 감독은 “(부임 후) 3년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 시즌이 가장 어려운 시즌이 됐다. 사실 ‘수원FC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시즌 내내 들었다. 선수들의 연령도 높고 기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어떤 쪽으로든 많은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지 않았던 점들을 되살펴보고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 한다. 수원FC가 사실 많은 돈을 써서 선수를 영입할 상황은 아니다. 최순호 단장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방법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꼭 필요한 방법이다. 어쨌든 (성장과) 병행하면서 1부에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1부에 계속 잔류하고, 경쟁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정말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수원FC와 결별을 시사하는 듯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 수원FC를 1부로 이끈 뒤 김 감독은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서 새 출발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