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에겐 간절한 소망이 하나 있다. 바로 올스타전 출전이다. 이미 허경민은 2016년과 2022년 두 차례 올스타에 뽑힌 바 있다. 첫 올스타전도 아닌데 이렇게 간절한 이유는 뭘까. 바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이기 때문이다.
2026 KBO 올스타전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잠실야구장의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올스타전 장소로 선정이 됐다. 잠실야구장은 서울시의 '잠실 스포츠·MICE(기업 회의·관광·컨벤션·전시)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 사업'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이후 2032년 3만석 규모의 돔구장으로 새롭게 태어날 때까지,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내년부터 대체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잠실야구장은 허경민에게 좋은 추억들이 깃든 곳이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해 프로 생활 시작을 이곳 잠실에서 했고, 이후 16년간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며 붙박이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2024년 KT로 이적하며 수원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그는 잠실에만 오면 펄펄 날면서 남다른 '친정 사랑'을 뽐내기도 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그의 잠실 타격 성적은 11경기 타율 0.400(40타수 16안타)로 높은 편이다.
두산 시절 허경민과 KT 허경민. IS포토
26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친정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공격에서 2안타 2타점 2득점 만점 활약을 펼치고 혼신의 주루로 결승 득점이 된 선취점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더 특별했던 건 그의 호수비 퍼레이드였다. 그는 1회 강습타구 2개를 몸을 날려 막아내면서 선발 투수 보쉴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라운드가 비로 흠뻑 젖었지만, 허경민은 제 집 안방처럼 익숙하게 호수비를 연달아 선보였다.
이러한 좋은 기억과 추억이 있는 곳이기에, 허경민은 잠실에서 열리는 마지막 올스타전에 꼭 출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경기 후 그는 "올 시즌에 잘해서 내 첫 (프로팀) 기억이 있는 이곳에서 마지막 올스타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현재 그의 시즌 타율은 0.431(58타수 25안타)로, 50타수 이상 소화한 3루수 중 단연 최고의 타격 성적을 내고 있다. 성적만 봤을 땐 올스타전에 충분히 뽑힐 수 있다.
다만 그는 "부상(햄스트링)으로 조금 긴 시간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스타에 뽑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양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약 한 달 간 전열에서 이탈한 그는 5월 초순에야 복귀했다. 긴 시간 빠져 있어서 아직 규정타석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는 "지금 우리 팀이 정말 중요한 시기다. (올스타전 생각보다) 팀에 조금 더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가 한 주의 첫 시작인데 잘 풀렸다"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이제 막 한 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늘은 빨리 잊고 내일 준비를 잘 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