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브라질의 라파엘라 실바를 잡고 결승에 올랐다. 우승까진 이제 단 1승만 남았다.
세계랭킹 3위인 허미미는 29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7㎏급 준결승전에서 세계 4위 하파엘라 실바(브라질)와 연장 접전 끝에 절반승을 거뒀다. 실바 역시 랭킹이 낮지 않았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허미미가 4승 무패로 압도했다. 앞서 0승 3패 열세던 상대를 8강에서 꺾었던 그는 실바에게는 이변 없이 방심하지 않고 승리를 가져갔다.
허미미에게 상대 전적은 뒤졌으나 실바의 커리어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정상에 섰던 경험자다. 하지만 허미미는 첫 올림픽이어도 첫 경기부터 준결승까지 단 한 번도 주눅들지 않았다.
허미미는 경기 초반 승리할 기회를 잡았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절반을 따내는 듯 했다. 하지만 주심이 절반 판정을 취소했다. 이어 실바가 노련하게 굳히기 반격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결국 정규시간 내 승패가 정해지지 않았다.
허미미는 연장에서도 자신의 장기인 업어치기를 계속해서 밀어 붙였다. 연장(골든스코어)에서는 실바에게 지도를 하나 더 뺏어 압박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위 고쳐 누르기 공격에 성공했고, 절반승으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로서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선 허미미가 한국 유도에 28년 만의 한 획을 그을 가능성이 커졌다. 허미미가 앞으로 1승만 보태면 한국 유도는 2012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리스트이자 28년 만의 여자 금메달리스트를 낳게 된다.
메달 갈증에 시달렸던 한국 유도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 유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2020 도쿄 대회에선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에 그쳤다. 특히 여자 종목에서 약세가 길었다. 지난 1996 애틀랜타 대회 이후 단 한 명의 금메달리스트도 탄생시키지 못해왔다.
그런 한국 유도에 허미미가 구세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2021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격문을 붙이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