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 / 사진=쇼박스 제공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 영화가 상영되니 감격스러웠죠. 연상호 감독님께 감사했어요.”
배우 전지현이 신작 ‘군체’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전지현은 1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 에 데 콩그레에서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모든 영화인의 꿈인 칸에 작품으로 초청받아 온 건 처음이다. 너무 좋다”며 화사하게 웃었다.
‘군체’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16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을 가졌다. 전지현은 심사위원장 박찬욱 감독의 환대 속에 연상호 감독과 배우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과 레드카펫을 밟았다.
“레드카펫에서 박찬욱 감독이 안아주셨는데, 그 자리에 서 계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든든했죠. 박 감독님이 영화 보신 후에도 ‘연상호 대단하다, 고생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울컥했어요. 우리끼리 시뮬레이션을 엄청 했거든요. 근데 그게 무의미할 만큼 여러 감정이 교차했어요.”
배우 전지현 / 사진=쇼박스 제공
‘군체’는 연 감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로, 건물에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전지현은 생존자 그룹의 리더 권세정 생명공학과 교수를 연기했다.
“인간은 엄청나게 혼란스러운 상황이 닥치면 본질을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근데 권세정은 그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람이라 큰 매력을 느꼈죠. 연기하면서는 권세정이 끌고 가는 게 관객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서 큰 감정 기복, 높낮이를 많이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요.”
좀비들과 연기를 놓고는 “너무 좋았다”고 했다. 전지현은 “너무 재밌었고 정말 경이로웠다. 난 배우로든 사람으로든 몸을 잘 쓰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부럽고 멋있었다”면서도 “현장에서 나도 한 번 해봤는데 감독님이 원석을 발견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자평해 웃음을 안겼다.
‘군체’는 전지현이 ‘암살’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란 점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지현은 신인 시절부터 다수의 작품을 흥행시키며 충무로 ‘흥행 퀸’으로 불렸지만, 최근 들어서는 드라마, OTT 시리즈물 등에 주력해 왔다.
“팬데믹 이후 영화 산업이 변화하면서 제작 여건이 달라졌죠. 좋은 시나리오를 찾는 게 예전만큼 쉽지도 않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드라마 위주로 활동했어요. 그러다 ‘군체’ 시나리오를 봤는데 ‘영화 시나리오는 이래야지’ 싶더라고요. 전 원래 작품을 고를 때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관객이 보고 싶은 걸 고르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군체’가 그런 작품이었어요.”
배우 전지현 / 사진=쇼박스 제공
그러면서 전지현은 “당연히 그 안에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란 이유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전지현은 실제 연 감독의 오랜 팬으로, ‘군체’ 출연에 그가 미친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연 감독은 인간의 불편한 부분을 자신만의 색깔로 이야기하세요. 그 세계관이 너무 좋았고 실제 배우로서 욕심나는 작품도 있었죠. 다만 워낙 작품 색이 강하니 출연 결정 후 걱정도 됐죠. ‘성격이 이상하면 어쩌지? 힘들게 하면 어쩌지?’ 같은. 근데 전혀 아니었어요. 오냐오냐 자란(웃음) 사랑이 가득하신 분이셨죠. 너무 편하고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전지현은 모든 것을 연 감독의 공으로 돌렸지만, ‘군체’ 촬영장이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전지현의 지분도 상당했다. 실제 연 감독과 동료 배우들은 이날 인터뷰에서 전지현의 밝고 배려 깊은 성격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
“전 촬영 현장과 시간이 너무 귀해요. 여배우는 나이가 들면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감사함이 크죠. 예민하게 일해서 얻을 것도 없고요. 전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잘 꾸리는 게 저란 사람을 잘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제 삶을 잘 살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