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비주얼에 짠한 서사 한 스푼. 배우 김재욱이 치명적인 ‘어른 남자’의 향기로 시청자들을 뒤흔들고 있다. 겉보기엔 흠잡을 데 없는 재벌 3세지만, 가슴속 깊은 결핍에서 나오는 ‘애틋한 눈빛’으로 역대급 서브 남주병을 유발하는 중이다.
그가 활약하는 무대는 tvN 토일드라마 ‘은밀한 감사’다. 작품은 해무그룹 사내 풍기문란 담당인 감사 3팀의 카리스마 실장 주인아(신혜선)와 하루아침에 이 부서로 좌천된 노기준(공명)의 로맨스를 그린다.
극중 김재욱은 해무그룹 총괄 부회장 전재열 역을 맡았다. 완벽한 커리어와 달리 그의 배경은 전혀 녹록지 않다. 이복동생과의 치열한 후계 구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데다, 정략결혼한 아내 오현영(지수연)은 회사 전속 모델인 남자 아이돌과 불륜 관계다. 그야말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삶이다.
사진=tvN 제공 김재욱은 이런 전재열의 위태로움을 찰나의 시선과 표정 하나로 섬세하게 포착해 낸다. 특히 말수가 적은 캐릭터 특성상 미묘하게 달라지는 감정의 온도를 보여주는 게 관건인데, 이를 노련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과거 주인아가 자신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자,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던 애틋한 연인이었다는 서사가 드러나며 흥미를 더했다. 김재욱은 전매특허인 ‘멜로 눈빛’을 장착한 채, 치명적인 대사들을 쏟아내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꼭 다시 보고 싶었어요, 살아있길 잘했네”, “사실 우리가 좀 오래된 사이여서요”, “인아야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많은데, 그중 가장 매너 있는 선택을 한 거야” 등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툭 던지는 대사들은 서늘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묘한 설렘을 안긴다. 사진=tvN 토일드라마 ‘은밀한 감사’ 방송 캡처 김재욱이 풍기는 치명적인 텐션은 극중 연하남 공명의 귀여운 매력과 대비를 이루며 시청자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트리고 있다. 오죽하면 메인 로맨스를 제치고 “김재욱과 신혜선의 망한 사랑(망사) 서사가 더 짜릿하다”며 이들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덤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여기에 보는 재미를 더하는 건 김재욱의 완벽한 ‘슈트핏’이다. 드라마 설정 상 총괄 부회장이라는 직급에 걸맞게 매회 다채로운 수트 스타일링을 선보이고 있는데, 뻔한 무채색에 갇히지 않고 감각적인 컬러 조합을 활용해 캐릭터의 세련된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작품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현재 ‘은밀한 감사’는 6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9.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를 찍은 뒤 다시 5%대로 내려앉았다. 동시간대 임지연 주연의 SBS ‘멋진 신세계’와 KBS2 ‘사랑을 처방해 드립니다’가 버티고 있다. 사진=tvN 제공 시청률 반등의 키는 7회를 기점으로 본격화된 삼각관계에 있다. 주인아를 사이에 둔 전재열과 노기준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진 상황. 그 중심에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신비로운 분위기부터 ‘보이스’의 서늘한 악역, ‘그녀의 사생활’ 속 설레는 멜로까지 매번 다른 얼굴을 보여준 김재욱의 탄탄한 필모그래피가 강력한 무기로 작용할 타이밍이다.
직진 연하남 노기준과 치명적인 어른 남자 전재열의 매력 대결이 불붙은 지금, 데뷔 24년차 김재욱이 더하는 묵직한 무게감은 이 치열한 대진표 속 가장 확실한 카드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