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8000시대. 지난해 저평가 우량주를 저점매수하지 못한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의 급등을 보면 특히 그렇다.
야구에도 저점매수의 신화가 있다. 팬들 사이에서 '삼전닉스(삼성전자+하이닉스)형 타자'로 불리는 선수, KT 위즈의 초우량주 최원준(29)이다.
최원준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멀티 안타로 최원준은 5월(25경기 119타석)에만 45개의 안타를 기록, KBO리그 역대 월간 최다 안타 단독 2위에 올랐다. 김재환(현 SSG 랜더스)이 2018년 6월 두산 베어스 시절 기록했던 46개(26경기 117타석)에 한 개 모자란 기록이었지만, 월간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떠오를 만큼 뜨거운 5월을 보냈다.
KT 최원준. KT 제공 최원준은 올 시즌 52경기에 나와 타율 0.377(215타수 81안타) 출루율(0.452)과 장타율(0.511)을 합한 OPS 0.973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안타는 KBO리그 1위. 득점 공동 2위(44개) 도루 공동 4위(13개)에도 올라 있다.
올 시즌 4년 최대 48억원의 조건으로 KT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은 최원준의 활약은 사실 예상 밖이었다. 2024년 KIA 타이거즈에서 타율 0.292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엔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되는 상황 속에서 타율 0.242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T가 '오버 페이' 했다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최원준은 가격 논란을 뛰어난 '실적'으로 정면돌파했다.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서 선두권 싸움을 벌이는 KT를 진두지휘하는 것이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다르면, 최원준의 대체선수대비기여도(WAR)는 2.94로 리그 3위다. 박성한(SSG 랜더스·3.23) 오스틴 딘(LG 트윈스·3.14) 다음으로 높다. 지난겨울이 최원준을 저점매수할 기회였던 셈이다.
KT 최원준. KT 제공
부활의 비결은 뭘까. '즐거운 야구'에 있었다. 최원준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현수 형과 (김)상수 형이 경기장에서 밝고 즐겁게 뛰라고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라며 "나도 지나간 결과를 빨리 잊고 리셋하려고 노력한다. 과거 때문에 미래의 내가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즌 초반에는 의욕도 많았다. 죽지 말자는 마음이 강했다. 요새는 아웃되더라도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해보자며 경기에 나선다"며 "즐겁게 하다 보니 불안감이나 압박감도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곧 태어날 아이도 최원준에게 크나큰 동기부여다. 그는 "8월에 나올 딸에게도 아빠가 경기장에서 멋있고 즐겁게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