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광주제일고와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는 지난 달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맞춰 텀블러 할인 이벤트를 하며 '5·18 탱크데이'라고 홍보했던 사건을 연상케 해 공분을 샀다. 2026.7.1 [연합뉴스]
조롱성 지역 비하 응원 구호로 물의를 빚은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이 2027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배재고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1회전에서 최근 논란이 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를 빗댄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주제일고의 연고지가 5·18 민주화운동의 현장인 광주라는 점에서 상대 지역을 조롱한 응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사안을 엄중하게 판단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배재고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김동연 배재학당총동창회 39대 회장이 3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위치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스타벅스 응원 논란과 관련해 배재고 학생들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7.3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배재고에 징계가 내려진 날부터 KBO는 2027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주요 신청 대상은 KBSA에 등록된 고교 및 대학 졸업 예정 선수들이다. 배재고 역시 졸업반 선수 10여 명이 드래프트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징계로 선수들의 평가와 지명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 운영팀장은 "학교폭력 이슈와 비슷하게 리스크가 있는 선수라면 구단이 굳이 그 부담을 안고 지명할지 의문"이라며 "구단 차원에서 배재고 선수들을 뽑지 말자고 방침을 정하는 건 아니다. 다만 기량이 비슷한 선수라면 (논란이 없는 선수가 먼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KBO 야구규약에는 학교폭력 사안이 아닌 경우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다만 여론을 간과할 수 없다. B 스카우트 팀장은 "분위기상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배재고에는 올해 프로 지명이 가능한 선수가 2~3명 정도다. 프로보다 대학 진학이 더 중요한 선수들이 많은데, 이번 징계로 그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지도자들이 초기에 선수들을 제지해야 했다. 6개월 동안 이닝이나 경기 출전이 부족해지면 4년제 대학 진학도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 운영팀 관계자는 "요즘은 팬들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며 "사회적 파장이 워낙 큰 사안인 만큼 드래프트 지명 여부를 놓고 구단들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 더그아웃에 경고하는 심판의 모습. KBSA 중계 캡처
단장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징계 수위와 관련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D 단장은 "여론이나 분위기도 봐야 하니 (지명은) 고민은 될 거 같다"며 "1차 책임은 현장 지도자에게 있다고 본다. 6개월 출전정지는 결코 가벼운 제재가 아니다. 대학 진학 등 진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번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충분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 단장은 "선수들이 잘못된 행동을 한 건 맞다. (지명은) 고민이 되지만 안타깝기도 하다. 운동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이번 징계로) 인생이 바뀔 수 있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취임 첫날인 1일 오후 광주제일고등학교를 방문해 최근 전국대회 경기에서 상대 팀인 배재고 선수단의 지역 비하성 응원으로 상처를 입은 야구부를 위로하고 있다. 2026.7.1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