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제공 삶의 큰 고비를 넘긴 청춘들이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질병을 경험한 사람도 누군가를 만나 설레고 사랑할 수 있다는 취지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SBS 새 연애 예능 ‘내 남은 연애’는 첫 방송 전부터 거센 갑론을박에 휩싸였다.
오는 8월 3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내 남은 연애’는 과거 시한부 선고를 받았거나 투병한 경험이 있는 청춘들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출연자들은 매일 밤 호감이 가는 상대에게 자신의 ‘시간’을 나눠주며 마음을 표현한다.
취지에 공감하는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힘든 치료를 견디고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을 불쌍한 환자로 바라보기보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청춘으로 응원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출연자들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프로그램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질병을 이겨낸 사람들의 새로운 출발보다 ‘시한부 연애’라는 자극적인 인상이 먼저 남았다는 것이다. 특히 공개된 티저 영상과 제목에 쓰인 ‘당장 내일 죽는다면 어떤 사랑을 하고 싶으신가요’, ‘1년보다 뜨거울 우리의 하루’ 등의 문구는 오해를 키웠다. 출연자들은 치료를 마쳤거나 건강을 회복해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홍보물만 보면 여전히 삶의 마지막을 앞둔 사람들의 연애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연애 예능은 익숙한 형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설정을 계속 확장해왔다. 전 연인이 한 공간에 모이는 ‘환승’ 서사부터 처음 만난 남녀가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누는 소개팅, 성별의 경계를 넓힌 양성애자 연애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소재 경쟁이 거세질수록 새 프로그램에는 이전보다 강한 한 방이 요구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질병과 죽음까지 연애 예능의 핵심 서사로 등장하자, 자극적인 설정 경쟁에 피로를 느낀 시청자들의 반감이 더 크게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내 남은 연애’를 출연자의 아픔을 소비하는 프로그램으로 못 박는 건 지나치다. 출연자들을 투병 경험에 가두지 않고 각자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동시에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낸다면 기존 연애 예능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또 다른 울림을 전할 수도 있다.
이은솔 PD는 일간스포츠에 “‘내 남은 연애’는 투병 사실 자체를 중심에 둔 프로그램이 아니라, 투병 이후 누구보다 시간의 유한함을 깊이 체감하게 된 청춘들이 자신의 삶과 사랑을 스스로 선택해 나가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연자들 역시 ‘아팠던 사람’이나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삶과 사랑을 선택할 자격이 있는 평범한 청춘으로 바라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시한부라는 소재는 제작진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자극적으로 소비될 수도 있고, 출연자들이 서로 지지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담아낼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비판받을 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방송이 시작된 뒤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