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신인 걸그룹’을 자처하던 소녀시대 유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5세대 걸그룹 하츠투하츠에게 데뷔 노하우를 전수받던 중 멤버들의 나이를 듣고서다.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유리에게 2007년생 후배와의 만남은 잠시 잊고 있던 20년의 세월을 단번에 실감하게 했다.
소녀시대 멤버 효연과 유리, 수영이 결성한 새 유닛 ‘효리수’는 올 상반기 내내 꾸준히 관심을 모았다. 소녀시대 기존 유닛 태티서(태연·티파니·서현)를 따라잡겠다며 유튜브에서 가볍게 시작한 ‘신인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였지만, 이들의 호언장담은 현실이 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일 하반기 아티스트 활동 계획을 공개하며 효리수의 정식 데뷔를 알렸다. 이에 따르면 효리수는 올해 3분기 첫 싱글을 발표한다.
시작은 지난해 9월 효연의 유튜브 채널 ‘효연의 레벨업’에 공개된 영상이었다. 효연은 ‘소녀시대 20주년이면 메인보컬 바꿀 때도 됐잖아’라는 제목으로 티파니를 찾아가 보컬 상담을 받았다. 메인 댄서로서 보컬에 도전해보겠다고 나서는 동시에, 멤버들의 보컬 실력을 솔직한 입담으로 짚어내 화제를 모았다.
사진=효연 SNS 이 기세는 지난 2월 유리와 수영이 합류하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 세 사람은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효리수’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신인 걸그룹 놀이’에 나섰다. 당시 공개된 ‘태연이도 인정할(지는 모르는) 효리수 메인 보컬 탄생’ 영상에서는 세 사람이 오디션 참가자처럼 이름표를 붙이고 태티서의 대표곡을 부르며, 메인 보컬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서로의 실력을 가차 없이 평가하고 틈만 나면 견제하면서도, 누구보다 신나게 판을 즐기는 세 사람의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덩달아 웃게 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455만회를 돌파했고 관련 쇼츠도 잇따라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효연 SNS 장난처럼 시작한 프로젝트는 어느새 제법 본격적인 데뷔 준비로 이어졌다. 음악방송 CP를 직접 찾아가 홍보에 나서는가 하면, 까마득한 후배 아이돌을 찾아가 무대 위 제스처부터 팬 서비스 꿀팁을 전수받기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18년 차 대선배들이 후배들 앞에서 능청스레 신인 행세를 하며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 자체가 효리수만의 확실한 웃음 포인트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효연, 유리, 수영은 이미 실력과 커리어를 충분히 인정받았고 대중적인 호감도 높은 멤버들”이라며 “그런 멤버들이 대놓고 웃기려고 자학 개그까지 거리낌없이 던지는 모습이 즉각적이고 강한 재미를 선호하는 요즘 젊은 층의 취향과 맞아떨어지면서 지속적인 화제를 모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녀시대라는 과거의 명성에 기대기보다 세 사람의 지금 모습과 관계성으로 꾸준히 화제를 이어왔고, 그 관심이 실제 싱글 발표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짚었다.
2007년 데뷔한 20년 차 대선배들이 2026년 다시 ‘신인’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선다. 이미 짬에서 나오는 여유와 거침없는 예능감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효리수가 어떤 음악과 퍼포먼스로 기분 좋은 한 방을 날릴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