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패션 하우스 프라다(Prada)를 이끄는 미우치아 프라다는 그룹 산하의 또 다른 명품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의 브랜드 철학을 이 같이 설명했다. 자신의 어릴 적 애칭을 딴 미우미우를 통해, 절제되고 세련된 브랜드인 프라다와는 또 다른 결의 시도들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즉, 미우미우는 그녀 안에 자리한 창의성과 반항성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놀이터였다.
현대카드가 카드사 최초로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 서체 등 전 영역에서 다른 정체성을 담은 독자브랜드 ‘알파벳카드’를 선보인 것은 프라다의 미우미우 론칭과 비견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상품이나 브랜드를 론칭할 때 일반적으로 상위 브랜드 이름을 얹어 신뢰를 공유하는 ‘엔도스드 브랜드’(Endorsed Brand) 전략을 사용한다. 그러나 ‘알파벳카드’는 고유의 정체성이 강하고 정제된 ‘현대카드’와 달리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정체성을 보여준다.
미우미우의 실험은 프라다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프라다 본연의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했다. 나아가 프라다 그룹 전체의 스펙트럼을 개성과 트렌드를 중시하는 2030세대까지 확장시켰다.
‘알파벳카드’는 어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 결과의 단초가 될 알파벳카드의 ‘달랐던 상상’을 5회에 걸친 브랜드 스토리로 풀어본다. <편집자 주>
‘신용카드는 결제의 순간에만 지갑 밖으로 나온다. 하지만 브랜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카드가 알파벳카드를 플레이트 안에만 가둬두지 않은 이유다. ‘카드가 단순히 결제 수단에 머문다면 사용 시간은 하루 몇 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치관과 취향을 투영하는 독자적인 브랜드라면, 카드는 지갑을 벗어나 회원의 일상 전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되어야 한다’는 게 현대카드의 생각이었다.
[사진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는 알파벳카드를 하나의 브랜드로 다시 정립한 만큼,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을 오프라인 공간과 굿즈로 확장했다. 단순한 기념품을 나눠주는 이벤트가 아니라, 알파벳이라는 한 글자가 삶의 태도를 대변하는 기호임을 체감하게 만드는 시도다.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에 마련된 팝업 공간은 알파벳카드가 공간과 물성으로 대중과 마주하는 자리다. 방문객은 관람에 그치지 않고 키캡, 티셔츠, 가방 등 알파벳이 입체적으로 구현된 다양한 굿즈를 직접 만지고 선택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알파벳 굿즈는 카드에 딸려 오는 단순한 부록이 아니다. B(Beauty), D(Dining), T(Travel) 등 각 알파벳이 지닌 라이프스타일의 가치를 카드 밖에서 실체화한 또 하나의 브랜드 제품”이라며 “굿즈를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글자를 고르는 행위는 곧 자신의 취향과 일상을 탐색하는 과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현대카드 제공] 이 공간은 스물여섯 개 알파벳 앞에서 질문을 던지도록 설계됐다. 누군가에게 ‘D’는 아침을 깨우는 커피 한 잔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 ‘T’는 주말의 찰나 같은 비행일 수 있다. 손에 들어 올린 알파벳 하나가 개인의 일상과 기억, 취향을 불러오는 인상적인 언어로 작동하는 셈이다.
책상 위에 놓인 키캡이나 어깨에 맨 가방에 새겨진 알파벳은 팝업 공간을 나선 이후에도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알파벳카드라는 브랜드를 계속해서 일깨운다.
20년 전 현대카드는 카드를 라이프스타일의 언어로 브랜딩했다. 이제 현대카드는 이 언어를 카드 상품뿐만 아니라 굿즈와 공간으로 만들어 경험을 확장시켰다.
현대카드 측은 “알파벳이 카드 상품을 구분하는 한 글자 이상의 가치를 지니며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되길 원한다”며 “서체, 패키지, 굿즈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알파벳을 한 장의 카드를 넘어 각 자에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담는 상징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