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카더가든(왼쪽부터), 데이식스 도운, 배우 이채민, 올데이프로젝트 타잔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상에 오른 감동도, 감격의 눈물도 없다. 고된 등반 끝에 돌아온 건 “일출도 꼴 보기 싫다”는 솔직한 푸념뿐이다. 등산에 관심 없던 네 남자가 프로그램의 정체도 모른 채 모였다가 한겨울 설산에 놓였다.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엠갤러리에서 넷플릭스 예능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이하 ‘대등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나영석 PD, 박현용 PD를 비롯해 가수 카더가든, 데이식스 도운, 배우 이채민, 올데이프로젝트 타잔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대등왜’는 평생 등산과 담쌓고 살던 비자발적 등산러 4인방이 생애 첫 한겨울 설산 대장정에 나서는 등산 버라이어티다. 출연진은 영하 27.5도까지 기온이 떨어진 설악산을 시작으로 태백산, 한라산 등 국내 명산을 차례로 등반했다. 등산 예능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합류한 만큼 첫발을 떼는 순간부터 원망이 터져 나왔다.
카더가든은 “너무 힘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절대 보지 말라고 말하고 다니는 중이다. 반응이 좋으면 또 산에 끌려가지 않겠느냐”며 “최근에도 지인이 ‘등산하는 게 재미있었을 것 같다’고 하길래 말조심하라고 언쟁까지 벌였다”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관전 포인트는 확실하게 짚었다. 그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따뜻한 집에 누워 남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며 “평소 저를 안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아주 통쾌해하며 보실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도운 역시 속아서 합류했음을 털어놨다. 도운은 “일반 여행 예능인 줄 알고 왔다가 갑자기 설산을 오른다길래 취업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다”며 “카더가든 형이 먼저 하차하면 바로 따라 나갈 생각이었는데, 예상외로 끝까지 꿋꿋하게 버텨서 속으로 조금 실망했다”고 장난스레 말했다.
배우 이채민 / 사진=넷플릭스 제공 평소 운동을 즐기는 이채민에게도 한겨울 설산은 거대한 벽이었다. 이채민은 “등산 경험이 전혀 없는데 동네 동산도 아닌 국내 명산을 비자발적ㅋ으로 올라야 한다니 처음엔 정말 아찔했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고생 끝에 얻은 보람도 분명했다. 그는 “막상 한라산 정상에 올라 펼쳐진 풍경을 보니, 여기까지 제발로 걸어온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선물 같았다”며 뜻밖의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막내 타잔은 정상의 비경보다 하산 후 기다리는 한 끼를 이정표 삼아 걸었다. 타잔은 “추위를 많이 타서 걱정이 컸는데 막상 해보니 등산 자체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그래도 내려와서 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며 “‘끝까지만 가면 맛있는 걸 먹는다’는 일념으로 버텼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산을 오르고 내리는 내내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라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면서도 “팀원 간 불만 없이 각자 역할을 잘해냈다. 팀워크는 10점 만점에 11점”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나영석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처럼 출연진의 불평은 끊이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바로 그 지점에서 기존 예능들과는 다른 재미를 찾아냈다. 나영석 PD는 “보통 예능에서는 힘겹게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보며 눈물 흘리는 식의 장면이 나오지 않느냐. 그런데 이 친구들은 너무 지쳐서 ‘일출이고 뭐고 꼴도 보기 싫다’고 하더라”며 “꾸밈없는 날것의 반응이 오히려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솔직한 감성과 잘 맞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첫 무대로 혹독한 설산을 선택한 이유도 명확했다. 박현용 PD는 “설산은 산악인들도 꿈꾸는 도전의 공간”이라며 “몸은 고되겠지만 그만큼 네 사람의 관계가 한층 빠르고 깊게 가까워질 거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나 PD는 “평소 ‘사람들은 대체 산을 왜 타는 걸까’ 궁금해했던 분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대신 답을 찾아주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국내 시청자에게는 공감을, 해외 시청자에게는 한국 산의 색다른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