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혜리도 힘냈으나 ENA 월화드라마 시청층의 마음을 열기 어려운 모양새다. 단 2회를 남긴 ‘그대에게 드림’이 2%대 시청률의 늪에 빠졌다. 채널 소비자의 로맨스 장르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를 재고해 볼 시점이다.
오는 18일 종영하는 ‘그대에게 드림’은 꿈을 두고 다시 얽힌 첫사랑 남녀가 재회하는 후일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3회에서 자체 최고 2.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를 달성한 뒤 소폭 등락을 반복하며 2%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선의의 경쟁’으로 하이틴 스릴러에 도전했던 혜리가 오랜만에 돌아온 로코가 ‘그대에게 드림’이었다. 드라마 대표작 ‘응답하라 1988’과 영화 ‘빅토리’를 통해 청춘의 여러 감정의 결을 꾸밈없이 표현하며 호평받았던 그에게 이번 주인공 주이재는 분명 잘 맞는 옷이었다.
극중 주이재는 고등학생 시절 영화감독을 꿈꿨으나, 함께 꿈을 꿨던 첫사랑 우수빈(황인엽)이 사라진 걸 계기로 여러 현실에 부딪친 채 30대가 된 인물이다. 혜리하면 떠오르는 ‘응팔 덕선이’이나 ‘빅토리 필선이’같은 발랄한 에너지는 있지만, 이미 여러 성장의 변곡점을 겪은 현실적인 인물로 혜리의 깊어진 얼굴을 확인시켰다. ENA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다만 ‘첫사랑 재회물’답게 초반부는 혜리와 황인엽이 직접 교복을 소화한 10대 시절 회상신이 주요하게 등장했다. 청량한 화면 속 풋풋한 감정선을 강조했는데 차별화된 첫인상을 심어주기 어려웠다. 혜리는 4회 방영 전 자신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드라마가 나온 지 잘 모르는 것 같더라”라고 아쉬움을 토로한 뒤, 매주 SNS를 통해 ‘그대에게 드림’ 현장 비하인드 사진을 게시하며 ‘홍보 요정’으로 활약했다.
황인엽을 비롯해 서브 커플로 호연을 펼친 이열음(오하나 역), 백성철(심유건 역) 등 배우진도 작품 밖에서 애정을 갖고 홍보에 힘을 보탰으나 추가적인 시청자를 유입하긴 역부족이었다. 여기엔 ‘그대에게 드림’이 짠 전개 구조의 특성상 한계점이 있지만, ENA 월화드라마의 시청자가 꾸준히 ‘로맨스’를 상대적으로 덜 선호해 온 점도 작용했다. 편성 채널 소비자의 수요와 공급된 작품 성격이 어긋났다는 분석이다.
먼저 단번에 몰입을 불러오기 어려웠던 구조적 특성은 옴니버스 스타일 세 커플의 등장이었다. 메인 커플인 주이재-우수빈 외로, 서브로 오하나-심유건, 최사랑(이지민)-서인욱(이상엽)의 이야기가 각각 담겼다. 로맨스를 펼치는 무대도, 연출 스타일도 달라 마치 각기 다른 작품을 보는 듯했다. 이는 시청자가 입맛대로 골라잡을 수 있는 포인트기도 했지만, 세 커플이 모이는 구심점을 후반부에 배치하면서 이야기의 집중도가 분산됐다. ENA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여기에 올해 ENA 월화드라마는 법정물 ‘아너: 그녀들의 법정’을 시작으로 8.1%를 기록하며 흥행 역대 1위를 갈아치운 실화 기반 수사 스릴러 ‘허수아비’ 등 장르물로 순항을 탄 바 있다. 다만 ‘허수아비’ 후속작이자 ‘그대에게 드림’ 직전작인 ‘닥터 섬보이’부터 시청층 이탈이 나타났다. 휴먼 메디컬 드라마 외피였지만 청춘남녀의 로맨스가 전면에 세워지며 최고 5.9%에 그쳤다.
때문에 특별한 사건성이 없는 로코, 그중에서도 청춘 배우가 이끄는 작품에서 기세가 잦아드는 게 역대 ENA 월화드라마 통틀어 관측되는 패턴이 됐단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강하늘 주연 ‘당신의 맛’도 2~3%대를 머물다가 최종회에서야 3.8%로 치고 올랐고, 2024년 김세정 주연 ‘취하는 로맨스’는 최고 2.1%에 머물렀다.
최종회에서 ‘그대에게 드림’이 3%를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후속작인 군대물 ‘신병4: 사보타주’를 통해 시청층 회복은 기대해볼 수 있다. 문제는 이후다. 안판석 감독의 신작 ‘연애박사’나 ‘혹하는 로맨스’ 등 줄대기 중인 로맨스물들을 위해 ENA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