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주민규(36·대전하나시티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K리그1 득점왕 경쟁의 단골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 그는 첫 골을 맛 보기까지 10경기가 걸렸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주민규는 다르다. 새 역할을 부여받고 완벽히 부활했다. 기존의 그는 최전방에 머물면서 상대 수비와 경합하고 득점에 집중했다면, 앞선 2경기에서는 비교적 낮은 위치에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갔다. 지난 8일 FC안양과 K리그1 2026 22라운드에서는 6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감도 충전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인 주민규는 프로 커리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미드필더였다. 결국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꿔 성공했지만, 미드필더처럼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공격을 조립하는 역할도 했다. 이런 강점을 살리니 플레이의 영양가가 높아졌다.
실제 주민규는 대전이 2연승을 달린 최근 2경기에서 패스 30회(26회 성공) 24회(23회 성공)를 시도했다. 직전 선발로 출전했던 제주 SK전에서는 64분을 뛰면서 패스 시도 6회에 그쳤다. 그는 골대와 가까운 곳에서 득점에만 집중하는 게 아닌,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영향력을 극대화했다.
주민규. 사진=프로축구연맹 주민규는 안양전을 마치고 “제로톱 형태로 내려와 미드필더들을 돕다 보니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수월히 풀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골이 안 터지는 공격수의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황선홍 감독의 믿음도 주민규가 부활하는 데 한몫했다. 황 감독은 선발, 교체로 주민규를 꾸준히 투입하며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했다. 주민규는 “어떻게든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고 했다.
주민규의 활약에 대전은 9경기 무승 늪에서 벗어나 중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주민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