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연장 준우승의 아쉬움을 노승희(25·리쥬란)는 잊지 않았다. 2023년 서연정(31·요진건설)과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며 눈물을 삼켰던 노승희는 "당시엔 아직 우승하기에 부족하다고 느꼈고,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3년 뒤, 다시 우승 기회를 잡은 노승희는 "그때의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내겐 이 대회가 터닝 포인트"라며 "이번엔 좋은 결과까지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승희는 28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5회 KG 레이디스 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노승희는 전날 공동 6위에서 순위를 다섯 계단 끌어올려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았다.
노승희(왼쪽). KLPGA 제공
경기 후 노승희는 "어제만큼은 아니지만 샷감이 좋아서 쉽게 버디로 연결된 홀이 많았다. '노보기 플레이'를 하지 못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선두로 마무리해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오후 조 선수들은 궂은 날씨 탓에 곤욕을 치렀다. 오후 2시경 짧은 시간에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며 선수들은 우의를 챙겨 입고 스윙을 해야 했다.
노승희는 "비가 플레이에 영향을 안 끼쳤다고 할 순 없다. 10번 홀부터 거의 마지막 홀까지 비를 맞으며 쳤다. 티샷 실수도 나오고 거리도 덜 나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우의를 입고 두 번 정도 샷을 했는데, 벗고 나서야 샷이 다시 좋아지더라"고 웃으며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원래 하던 대로 똑같이 플레이하려 노력했고, 샷 거리감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노승희. KLPGA 제공
써닝포인트CC에서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노승희는 이 대회를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2023년 12회 대회 준우승 외에도 2021년 10회 대회 공동 3위, 2024년 13회 대회 공동 11위 등 이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냈다.
노승희는 3년 전 준우승을 발판 삼아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무기로 이듬해인 2024년 6월 메이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거뒀고, 그해 9월 OK저축은행 읏맨 오픈 정상에 오르며 다승을 달성했다. 2025년에도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으로 통산 3승을 기록한 데 이어 상금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 최종라운드가 3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써닝포인트CC에서 열렸다. 서연정과 노승희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승부를 하기위해 티박스로 이동하고 있다. 써닝포인트CC=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자신의 성장이 "이 대회 덕분"이라고 짚은 그는 "올해도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아직 마수걸이 승리가 없는 노승희는 "솔직히 전반기에 우승이 나오지 않아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 좋은 기회를 잡은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고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신중함을 유지했다. 노승희는 "이 골프장은 버디가 많이 나오는 코스라 이틀이나 남은 지금 선두인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남은 라운드도 앞선 이틀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겠다"고 차분히 전략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