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류승룡, 멋진 분위기 아버지 연기라면, 단연 류승룡이다. 딸밖에 모르는 순수한 아버지부터 초능력을 숨긴 채 치킨을 튀기는 ‘딸바보’까지. 수많은 아버지가 됐던 류승룡이 ‘비광’에서는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던진다. 그동안 쌓아온 ‘류승룡표 부성애’의 정점이다.
2일 개봉한 ‘비광’은 톱스타 부부 중구(류승룡)와 남미(하지원)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김시아)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사진=플레이그램 제공 류승룡은 극중 잘나가던 야구선수에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중구 역을 맡았다. 중구는 꼴찌팀에 들어갔지만 9회 말 역전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한국 야구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이후 톱스타 배우 남미와 결혼해 화려한 삶을 누리지만, 자신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며 갑자기 나타난 동주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중구와 남미는 결국 파경을 맞고 화려한 결혼 생활도 끝이 난다. 그렇게 8년이 흐른 후 동주가 ‘우림천 여중생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중구는 동주를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해내는 아버지가 된다.
중구의 부성애가 더 와닿는 이유는 그가 애초부터 완벽한 아버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중구는 스스로 동주의 아버지가 되기로 선택하고, 자신의 명예와 인생까지 걸며 처절한 사투에 뛰어든다.
사진=플레이그램 제공 류승룡표 아버지는 이미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통해 인정받아왔다.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는 6살 지능을 지닌 채 억울하게 교도소에 수감된 상황에서도 오로지 딸만을 생각하는 ‘순수한’ 부성애를 보여줬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에서는 아내를 잃은 후 초능력을 지녔지만 딸 앞에서는 평범하게 치킨을 튀기는 ‘딸바보’ 아버지를 연기했다. 최근 대상의 영예를 안겨준 ‘서울 자가에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는 자신이 살아온 방식이 정답인 줄 알고 세대 갈등을 발발시키는 ‘꼰대’ 아버지에서 점차 아들을 이해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플레이그램 제공 이처럼 다양한 아버지를 연기해온 류승룡에게 ‘비광’은 그간 보여준 부성애의 집약체와도 같다. 딸을 위해 세상에 맞서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자식 때문에 결국 사람이 변한다.
류승룡이 연기했기에 중구의 부성애가 더 묵직하고 처절할 수 있었다. 자존심 강한 남자가 딸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는 과정을 류승룡은 특유의 묵직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거칠고 강한 얼굴 뒤에 숨겨진 여린 부성애까지 자연스럽게 오가며 ‘류승룡표 아버지’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지원 감독이 중구 역에 류승룡을 떠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감독은 류승룡을 캐스팅하기 위해 손편지까지 써가며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아빠라고 불리는 류승룡이 영화를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듬직하면서 맹수의 기운도 있지만 여린 속내를 표현하기에는 류승룡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