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를 받는 하이브(HYBE) 방시혁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5.09.15/
하이브의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방시혁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되면서, 하이브를 둘러싼 오너 리스크와 사법·소송 리스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약 1년 9개월 간에 걸친 경찰 수사가 일단락되고 검찰 손으로 넘어가면서, 향후 법정 공방 결과에 따라 하이브의 글로벌 사업 확장과 주가 흐름에 거센 후폭풍이 불어올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 속여 지분 매각 유도’…부당이득만 2631억 원 추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3일 방시혁 의장을 비롯해 하이브 전·현직 경영진 및 사모펀드 관계자 등 5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 등은 2019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준비하면서도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방 의장과 연계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방 의장은 비공개 계약을 통해 상장 후 매각 차익의 30%를 나눠 갖는 구조로 약 19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추정한 이들의 최종 부당이득 규모는 무려 2631억 원에 달한다.
법원은 경찰의 기소 전 추징보전 신청을 받아들여 2631억 원 전액에 대해 추징보전 결정을 내린 상태다. 경찰이 2024년 12월 내사 착수 이후 하이브 사옥 압수수색, 방 의장 출국금지, 5차례 피의자 조사 등을 거쳐 혐의를 입증한 만큼 그간 경찰과 엇박자를 내온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 사옥. 사진제공=IS포토
정점 오른 오너 리스크…글로벌 투자·경영 행보 ‘쇄신 걸림돌’
방 의장의 검찰 송치로 하이브의 ‘오너 리스크’는 최고조에 달했다. 글로벌 대형 레이블 인수, 신규 IP 개발, 플랫폼(위버스) 사업 확장 등을 주도해 온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함에 따라 향후 대규모 투자 결정을 비롯한 경영 의사결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문제는 이 같은 리스크가 하이브의 사업 구조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방 의장이 최대주주이자 총괄 프로듀서로서 콘텐츠 제작과 해외 네트워크를 직접 주도해 온 만큼, 오너 개인의 리스크가 회사 핵심 사업 역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구조다. 실제로 방 의장이 출국금지 조치를 받은 후 약 1년 이상 해외 이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비즈니스를 이끌던 수장이 직접 해외 현장을 챙기기 어려워졌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오너의 도덕성과 법적 리스크는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이라며 “자본시장법상 최고 수준인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이사회 의장이 재판에 넘겨질 위기에 처하면서, 해외 기관 투자 유치나 해외 레이블 M&A 추진도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로고.
소송 리스크 본격화…손해배상 청구 및 재산 가압류 쇄도 가능성
법적 리스크는 단지 방 의장 개인의 형사 처벌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상장 당시 지분을 매각했던 기존 투자자들의 대규모 민사 소송전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는 “방시혁 의장 등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긴 기존 주주들은 방 의장 개인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및 기존 지분에 대한 매매계약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경우 손해배상액은 당시 매각한 주식 가액과 이후 상장 시점의 실질 가치 차액, 상장 프리미엄 상당액을 기준으로 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재산 보전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변호사는 “손해배상 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기존 주주들이 방 의장의 개인 재산이나 하이브 지분에 대한 가압류 등 보전처분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2600억 대 추징보전 조치에 이어 기존 주주들의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과 지분 가압류 시도까지 현실화할 경우, 방 의장 개인은 물론 하이브 전체의 지배구조와 기업 가치가 거세게 흔들릴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