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림(27·휴온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데뷔 9년, 239번째 출전 대회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예림은 지난 6일 경기도 포천 아도니스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2026 KLPGA 투어 OK저축은행 오픈에서 3라운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임희정(26·두산건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7년 7월 입회 이후 준우승만 9차례 기록했던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눈물을 흘릴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는 환한 미소로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그는 “9년 만에 처음 우승하게 됐는데, 너무 기쁘고 지금은 얼떨떨한 마음밖에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은 철저한 심리 통제와 멘털 관리의 결과물이었다. 전날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최예림은 “어제 경기가 끝나고 나서부터 '이제 자기 최면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는 이미 우승을 한 선수다'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려 했고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예림-이시우 코치. KLPGA 제공
최종 라운드 후반 홀에서 2개의 보기를 기록하며 1타 차 추격을 허용했을 때도 그는 철저히 외부 변수를 차단했다. 최예림은 “의식적으로 스코어를 안 봤다. 괜히 보게 되면 남은 홀에 집중이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안 보려고 노력했다”며 “캐디 오빠한테도 '저 편하게 쳐도 되죠?'라고 계속 이야기했고, 오빠도 '편하게 쳐'라고 많이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역시 철저히 이성적이었다. 우승을 확정 지어야 했던 18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로 향했을 때도 감정적인 동요는 없었다. 최예림은 “당황하지는 않았다. 공을 치자마자 '(다음 샷은) 어떻게 치지?'라는 생각을 계속 많이 했던 것 같다”며 “러프가 많이 심할지, 많이 심하면 어떻게 쳐야 할지 이런 생각만 하면서 후반을 플레이했다”고 복기했다.
이러한 안정적인 경기 운영 이면에는 최근 합류한 코치진과 동료의 영향도 자리하고 있다. 최예림은 “이시우 프로님과 호흡을 맞춘 지는 2주 정도 됐다. 제가 많이 불안한 편이라면 프로님은 안정형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며 “늘 '원래 너 잘하는 선수였어. 너무 좋은데 조금만 다듬으면 돼'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그게 정말 안정감이 들어서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최예림. KLPGA 제공
또한 같은 트레이너와 훈련하며 이시우 코치 사단에 함께 속한 배소현에 대해서도 “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거나 성적이 안 나왔을 때 많이 격려해줬다. 언니도 내가 우승하기를 많이 기다렸던 것 같고, 대화도 잘 통해서 격려를 더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9번의 준우승 징크스를 끊어낸 최예림의 다음 시선은 다승을 향해 있다. 그동안 투어 내에서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그는 “앞으로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지난 9년 동안 꾸준하게 잘 치는 선수였는데, 이제는 우승을 많이 하는 선수로 한번 바꿔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목표는 10승이다. 10승 하고 싶다”고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