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KT전에서 타격하는 김도영. 이승엽이 보유한 시즌 40홈런 최연소 달성 기록 경신에는 아쉽게도 닿지 못했지만 4안타를 몰아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KIA 제공
홈런 없이도 빛났다.
오른손 타자 김도영(23·KIA 타이거즈)은 지난 6일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홈런을 터뜨렸다면 이승엽(은퇴·현 요미우리 자이언츠 코치)이 보유한 시즌 40홈런 최연소 달성 기록(22세 11개월 5일)을 넘어설 수 있었다. 지난달 2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쏘아 올릴 때만 해도 대기록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지만, 이후 6경기 연속 홈런 침묵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도영은 기록 달성의 마지막 기회였던 6일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인 4안타를 몰아쳤다. 이는 무리하게 홈런을 노리기보다 정확도에 집중한 결과였다.
기대했던 40번째 홈런은 없었지만 안타와 출루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김도영. KIA 제공
특히 3-1로 앞선 4회 말 2사 1루에선 왼손 투수 오원석의 바깥쪽 코스 134㎞/h 체인지업을 힘들이지 않고 밀어 쳐 2루수 류현인을 넘겼다. 홈런을 의식했다면 쉽게 배트를 내기 어려운 코스였지만, 김도영은 욕심을 내려놓고 팀 배팅을 택했다. 6회 자동 고의4구로 걸어 나간 그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선 투수 강습 안타로 5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KIA는 김도영의 활약을 앞세워 KT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신바람을 냈다.
김도영은 시즌 39호 홈런을 쏘아 올린 뒤 집중 견제를 받았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상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는 경우가 잦았다. 변화구 승부도 많았다. 그 때문인지 타격 페이스가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았다. 볼에 쉽게 배트를 내주지 않은 결과, 40홈런에 도전한 6경기에서 무려 9개의 사사구를 얻어냈다. 홈런으로 직접 해결하기보다 뒤 타자들에게 찬스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에 충실한 셈이다. 실제로 이 기간 김도영의 출루율은 0.556으로 리그 1위다.
40홈런 달성 도전 기간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받은 김도영. KIA 제공
아홉수에 걸린 상태에서 김도영은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를 넘어, 상황에 맞는 타격으로 팀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최연소 40홈런 기록을 향한 도전은 아쉽게 마침표를 찍었지만, 김도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홈런 하나만 추가하면 8년 만에 국내 선수로서 40홈런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 국내 타자가 '시즌 40홈런'을 해낸 건 2018년 김재환(당시 두산 베어스·44홈런) 박병호(당시 넥센 히어로즈·43홈런) 한유섬(당시 SK 와이번스·41홈런)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