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린 핸드볼경기장 잠실개표소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8일 선관위, 대한체육회 등 관계자들이 경찰의 지원을 받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6.9.8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11일 앞두고, 95일 동안 멈춰 있던 체육 행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한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 관계자들은 8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진입했다. 경기장에 입주한 9개 종목단체가 업무에 필요한 물품을 반출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출입이 막힌 지 95일 만이다.
이번 진입이 시급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둔 단체 가운데 핸드볼, 펜싱, 스포츠클라이밍, 우슈, 세팍타크로, 브레이킹 등 6개 종목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3개월 넘게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행정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대표 훈련과 국제대회 참가 지원은 물론 선수·지도자 등록, 자격 관리 등 각종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피해는 국가대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대학 입시와 취업 등에 필요한 경기실적증명서를 비롯한 각종 민원 업무까지 지연됐다. 입시 시즌이 다가오면서 학생선수들에게 피해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일단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필요한 물품부터 확보하기로 했다. 반출 대상은 업무용 컴퓨터와 전산장비, 업무파일과 행정서류, 회계·계약 관련 자료, 대회 운영 물품, 국가대표 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물품 등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왔고 지난 4일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8일에는 대한체육회와 종목단체 업무 담당자 등 최소 인원이 현장에 들어가도록 하고, 경찰은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진입로 확보에 나섰다.
핸드볼경기장 출입이 막힌 것은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 때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비롯됐다. '부정 투표'를 주장하는 시위대가 개표소로 사용된 경기장을 점거하면서 이곳에 입주한 체육단체들까지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 경기장 진입 시도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난 2일에는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현장 조사에 나서면서 경찰이 진입로를 확보했다. 국조특위 위원들이 경기장 내부에 들어갔지만 당시 체육단체의 사무실 진입과 물품 반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지난 1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아시안게임 출전 장비와 행정자료, PC 반출은 물론 체육 진학 수험생들의 경기실적증명서 발급 문제 등을 거론하며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번 진입은 9개 종목단체의 완전한 사무실 복귀가 아니라 업무 정상화를 위한 필수 물품 반출이 목적이다.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95일간 사실상 발이 묶였던 체육단체들이 우선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