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준, 안은진 ‘10년 케미’가 시청자들을 제대로 휘어잡지 못했다. 첫 방송 전부터 업계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던 KBS2 새 토일 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가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너 말고 다른 연애’(이하 ‘너다연’)는 연애 10년 차 커플 남궁호(서강준), 이미도(안은진)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다. 시청률은 1회 2.6%(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로 시작해 2회에서 소폭 상승한 2.8%를 기록했다.
방송 전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 9월 1주차 조사에서 TV OTT드라마 화제성 5위, TV드라마 화제성 4위에 올랐고,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서강준과 안은진이 각각 7위와 9위로 진입한 것에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수치다.
홍보 전략도 뛰어났던 ‘너다연’이다. 서강준 안은진의 케미를 엿볼 수 있는 커플 챌린지로 본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방송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KBS 드라마 측에서 공개한 ‘남궁미도가 10년째 사귀고 있는 이유’ 영상 관련 타 채널의 2차 콘텐츠 조회수는 500만 회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너다연’ 공식 티저와 선공개 영상의 조회수는 도합 30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유튜브 채널 KBS Drama 캡처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우선 타 채널에 비해 주 시청자층의 연령대가 높은 KBS의 채널적 한계로 읽힌다. 40대~60대 이상에게 소구력이 높은 소재는 ‘결혼’, ‘서스펜스’, ‘복수’, ‘가족극’ 등이다. KBS1이나 KBS2에서 방영되는 일일극과 주말극이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익숙한 소재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너다연’은 잔잔한 멜로 드라마다. 서강준 안은진의 감정 변화를 중심으로 익숙했던 커플이 ‘권태감’을 느끼는 과정까지 도파민보다는 공감대를 자극한다.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너다연’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졌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안은진과 서강준의 ‘얼굴합’을 지적하거나 일부 장면만 캡처해 “두 사람의 연기 톤이 어색하다”고 평가하는 등 작품의 전체적인 맥락보다 단편적인 장면에 집중된 부정적 반응이 확산된 점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사진=MBC, SBS, tvN, KBS 제공 편성운도 따라주지 못했다. ‘너다연’의 방송 시간은 토·일요일 오후 9시 20분이다. 동시간대에는 송강, 이준영 주연의 토일 드라마 tvN ‘포핸즈’와 안보현, 정은채 주연의 SBS 금토 드라마 ‘재벌X형사2’가 맞붙는다.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는 건 최고 시청률 10.7%를 기록한 공효진 주연의 MBC 금토 드라마 ‘유부녀 킬러’가 최근 종영됐고, ‘재벌X형사2’도 오는 19일 막을 내리면서 토요일 시청률 반등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특히 ‘유부녀 킬러’ 종영 후 차기작인 ‘라이어’가 10월 말 편성을 예정하면서 표류 시청자를 끌어들일 기회도 생겼다.
변수는 ‘포핸즈’의 막강한 기세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포핸즈’는 지난 13일 방송된 6회에서 7.3%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전 회차 4.2%보다 무려 3.1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참 클라이맥스로 향하고 있는 ‘포핸즈’와 이제 막 서사를 겹겹이 쌓아 올려야 하는 ‘너다연’은 당장의 정면승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난 만큼 섣불리 흥행 실패를 단정하기도 이르다. 필요한 것은 두 사람을 보기 위해 찾아온 시청자들을 다음 회까지 붙잡아둘 이야기의 힘이다. 3회부터는 한태승(이주안)과 박수아(조아람)가 각각 이미도와 남궁호의 삶에 들어오며 일종의 ‘메기 남녀’ 역할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10년차 커플의 권태와 이별에 집중했던 초반부에서 부족했던 도파민을 채우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