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6일 카타르와의 AG 조별리그 1차전서 득점 후 환호하는 엄지성. 사진=대한축구협회
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린 중국 축구의 신성 왕위둥(19·저장)이 맞대결을 펼친 한국의 와일드카드 엄지성(24·스완지 시티)의 기량을 높이 평가하며 존중을 표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일본 오사카 나가이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날 중국은 전반 22분 역습 상황에서 후방 롱패스를 이어받은 왕위둥이 침투 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기선을 제압했다.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무려 40년 만에 기록한 필드골이었다. 득점 직후 왕위둥은 아이돌 에이티즈 멤버 최산의 안무를 따라 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저력은 매서웠다.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엄지성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이영준(그라스호퍼)이 헤더 동점골로 연결했고, 후반 37분에도 엄지성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정교한 크로스를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역전 헤더골로 마무리했다. 중국의 거친 플레이 속에서도 엄지성이 멀티 도움을 기록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번 대회 3골 4도움을 몰아치고 있는 엄지성의 활약 속에 한국은 결승행을 확정했다.
경기 후 왕위둥은 중국 '신화통신'과 '소후'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 팀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음을 느꼈고, 신체 조건이나 전술 면에서 한국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섰다"고 자평하면서도, 같은 윙어 포지션에서 맞붙은 엄지성에 대해서는 솔직한 격차를 인정했다.
왕위둥은 "한국의 7번 엄지성은 나와 포지션과 스타일이 비슷하지만, 드리블 돌파 속도와 볼 컨트롤, 상황 판단 능력에서 큰 차이를 보여줬다"며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활약하는 선수다운 클래스를 느꼈고 나 역시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유럽 무대 도전에 대한 갈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선 밖으로 나가 부딪쳐 보는 첫걸음이 중요하다"며 "해외 무대의 템포와 환경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 기회가 닿는다면 반드시 유럽에 진출해 내 힘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준결승에서 석패한 중국은 오는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 결정전에서 28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역전승으로 고비를 넘긴 한국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 개최국 일본을 상대로 대회 4연속 금메달을 향한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