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놓고 만난 두 베테랑. 승부가 끝난 뒤 우규민(KT 위즈)은 친구의 몸 상태부터 살폈다. 우규민이 부상을 안고 뛰는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에게 건넨 “괜찮아?”라는 한마디 안에는 바라던 무대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를 향한 걱정과 존중이 담겨 있었다.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S 4차전. 옆구리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졌던 강민호는 5회 초 1사 만루 위기에 교체 투입됐다.
공교롭게도 절친 우규민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두 선수 모두 20년 이상 프로 무대를 누비고도 우승 반지가 없던 선수들이라, 벼랑 끝에서 만난 두 선수의 맞대결에 큰 관심이 몰렸다.
결과는 2루수 뜬공으로 우규민이 위기를 넘겼다. 이후 강민호가 아웃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우규민이 그에게 다가가 “괜찮아?”라고 물었다.
현재 강민호는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베테랑 강민호의 투수 리드 능력을 포기할 수 없기에, 삼성은 그를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출장시키고 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고 토닥이며 안부를 살폈다. 1985년생 동갑내기이자 과거 삼성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첫 우승을 다투는 순간에도 옛 동료를 향한 마음은 여전했다.
8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만난 KT 우규민. 대구=윤승재 기자
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KS 5차전을 앞두고 만난 우규민은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는 “경쟁은 경쟁인 거고,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니까 안부를 물었던 것”이라며 “그전에는 그냥 듣기만 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그 전에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 (그라운드 위에서 만나) 걱정돼서 괜찮냐고 물어봤다”라고 말했다.
사실 강민호와 KS에서 맞붙는 건 우규민도 기대했던 장면이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저도 그렸던 그림이었다. 민호랑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서 상대한다는 게”라고 말했다. 다만 친구가 온전한 몸 상태로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우규민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결이 된 게 아니었다”라며 걱정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통증을 견디면서도 안방을 지키는 모습에는 존경을 보냈다. 우규민은 “아무래도 나이도 있고, 포수라는 게 영향이 큰 자리이지 않나. 진짜 안방마님”이라며 “어떻게 보면 타격을 버리고 수비에만 매진하는, ‘지명 포수’처럼 뛰고 있다.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상대 팀이지만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물론 마운드에서는 빈틈없이 승부했다. 우규민은 “초구는 안 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구째 볼이 되고 나니 똑같은 코스로 공이 나가면 맞을 것 같았다”라며 “그래서 로케이션에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걱정스러운 친구이면서도, 만루 위기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타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