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에서 길을 잃었던 문현빈(22·한화 이글스)이 결국 제자리로 복귀했다. 아울러 그의 타격감도 돌아오고 있다.
‘중견수 문현빈’은 지난 6월 김경문 한화 감독이 꺼낸 필승카드였다. 고정 3번 타자인 그가 중원에 안착하면 더 공격적인 외야진을 구성할 수 있을 거란 계산이었다.
12일 두산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문현빈. 한화 제공 김경문 감독은 문현빈이 떠난 좌익수에 타격이 뛰어난 선수가 자리 잡는 게 이상적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채은성에게 1루를 내준 김태연이 유력 후보다. 상황에 따라 강백호의 좌익수 출전도 고려할 수 있었다.
중견수 자리는 한화의 오랜 고민이었다. 올 시즌 개막전 중견수는 19세 신인 오재원이 맡았다. 그의 타격이 부진했을 때 이원석·이진영 등을 활용했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격력이 뛰어나고 평균 정도의 수비력을 가진 문현빈이 지난 6월 중견수로 이동하게 된 배경이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문현빈이 신인 시절(2023년) 70경기 정도 중견수로 뛰었다고 하더라. 타구를 따라가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 중견수 자리에서 좌우로 날아오는 타구를 보기가 (좌익수일 때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현빈의 중견수 안착은 쉽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 말대로 좌우 타구는 잘 따라갔으나, 정면으로 날아드는 공 판단이 쉽지 않았다. 명 중견수 출신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타구가 떴을 때 문현빈이 스타트를 잘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하필 타격 사이클도 내림세였다. 타율이 2할대 후반에서 정체돼 있었고, 7월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10호 홈런을 때리기 전후로 장타력도 뚝 떨어졌다. 결국 김경문 감독은 7월 말 문현빈을 좌익수로 되돌려 보냈다.
12일 두산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문현빈. 한화 제공12일 두산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문현빈. 한화 제공 그리고 찾아온 폭염과 휴식기. 문현빈에게는 기분 전환이 될 시기였다. 김경문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이제 좌익수(문현빈)는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 요새 방망이도 안 맞는데 수비 스트레스까지 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11일에는 최인호, 12일에는 이진영이 중견수로 나섰다. 2군에서 재활 중인 오재원이 복귀하기 전까지는 김태연을 포함한 여러 선수가 중견수를 나설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이 포지션 정리를 공식화한 날 문현빈은 0-0이던 5회 시즌 11호 홈런을 터뜨렸다. 20일 만에 터진 그의 대포에 힘입어 한화는 4-3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