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남은 피해 생존자 5명에서 제목 착안…한·중 제작진 공동 제작
-직접 증언 사라지는 시대, 기록·교육·시민사회의 기억 계승 역할 담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기억과 이를 기록·연구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5’가 이달 말 한국에서 공개된다.
제목 ‘5’는 현재 한국에 남아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5명을 의미한다. 2017년 중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22’가 당시 중국에 생존해 있던 피해자 22명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이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한국에서도 생존자가 5명만 남은 시점에서 기억과 기록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주목한다.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다.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것을 계기로 지정됐다. 이후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은 위안부 피해 역사를 기록하고 알리는 주요 자료로 남았다.
‘5’는 한국과 중국의 영상 제작자들이 공동으로 제작했다. 극적인 갈등이나 감정적 장면을 부각하기보다 위안부 피해 역사를 기록하고 연구하며 다음 세대에 전달해 온 사람들의 활동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생존자의 직접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상과 사료, 교육, 시민사회의 기록 활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다.
2017년 다큐멘터리 ‘22’를 연출한 궈커 감독도 작품에 참여해 당시 촬영 경험을 돌아보고 피해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도록 지속적인 기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30여 년간 위안부 관련 사료를 조사·기록·연구해 온 중국의 쑤즈량 교수는 역사 자료를 보존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김원동 동국대 교수는 전쟁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실제 역사를 전달하는 동시에, 스스로 역사를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전한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신임 이사장도 피해 생존자들이 세상을 떠난 이후 기억을 이어가는 활동의 필요성을 짚는다. 생존자의 증언이 점차 직접 경험에서 역사적 기록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만큼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큐멘터리는 하나의 역사 해석을 제시하는 방식보다 실제 인물들의 경험과 생각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남겨진 기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어갈 것인지도 주요 질문으로 담았다.
한편 중국 상하이사범대 쉬후이 캠퍼스에는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화성시가 시민 성금을 모아 건립한 중국 최초의 평화의 소녀상으로, 한·중 양국에서 이어져 온 위안부 피해 기록과 기억 활동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한·중 합작 다큐멘터리 ‘5’는 이달 말 한국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용우 기자 nt1p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