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창원 KT위즈 전에서 홈런 치고 세리머니를 하는 NC 안중열. 노란색 원 안은 안중열 유니폼을 들고 응원하는 팬. 사진=SPOTV/TVING 중계화면 캡처
"'안. 중. 열' 유니폼을 들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13일, NC 다이노스 포수 안중열은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5회와 7회 연이어 아치를 그리며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이다.
이날 연타석 홈런만큼이나 특별했던 건 중계 화면에 잡힌 세리머니였다. 7회 역전 3점포 당시, 중계 카메라는 1루 홈팀 관중석에서 안중열의 유니폼을 들고 응원하던 팬을 비추고 있었다. 홈런이 터지자 카메라는 그대로 줌아웃을 하며 1루로 향하는 안중열을 담았다. 마침 안중열이 1루 관중석을 가리키는 듯한 세리머니를 펼쳤고, 절묘한 카메라 앵글 덕분에 자신의 유니폼을 든 팬을 지목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며 야구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낭만 스토리'가 만들어졌다.
그 많은 관중 속에서 안중열은 어떻게 그 팬을 정확히 찾아냈을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는 기분 좋은 '우연'이었다.
NC 안중열. NC 제공
이튿날 본지와 만난 안중열은 "사실 홈런을 치고 가리킨 곳은 우리 팀 더그아웃이었다. 동료들을 향해 한 세리머니였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 유니폼을 들고 응원해 주신 팬의 모습은 경기가 끝난 뒤 방송 리플레이를 보고서야 알았다. 경기 중엔 관중석에서 특정 팬을 찾기란 정말 어렵다. 뒤늦게 알았지만, 그 팬분께 정말 감사했다"라고 돌아봤다.
안중열은 "솔직히 경기장에서 나를 알아보시거나, 특히 내 유니폼을 들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나. 내 유니폼을 보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나라는 선수를 응원해 주시고 유니폼까지 사서 야구장을 찾아주신다는 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다시 한번 그 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중계 카메라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라고 활짝 웃었다.
생애 첫 연타석 홈런에 대해서는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144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고, 어제는 어제대로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은 또 새롭게 시작해야 하기에 들뜨지 않으려 한다"라며 "의미를 두다 보면 마음 속에 기복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저 어제의 기쁨으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NC 안중열. NC 제공
현재 NC의 안방에는 국가대표 출신 김형준이라는 핵심 주전 포수가 버티고 있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후 주로 백업 포수 역할을 소화해 온 안중열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안중열은 묵묵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올 시즌 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2(92타수 25안타), 3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인 그는 이번 연타석 홈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책임감도 누구보다 남다르다. 올여름 KBO리그를 덮친 역대급 폭염에 대해 "가뜩이나 포수 장비를 차야 해서 더운데, 이번 더위는 정말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 정도로 심했다"라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그래도 프로 선수인 만큼 어떻게든 이겨내려 스스로 연구도 많이 하고 주변에 조언도 구했다. 결국 잘 먹고 잘 쉬는 게 정답이었지만, 앞으로의 선수 생활에 있어 좋은 경험과 해답을 얻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안중열은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여전히 덥다. 이런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아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을 보면 큰 힘이 난다. 남은 경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파이팅 넘치게 뛰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자신을 응원해 준 팬을 향해 "안중열이라는 선수를 아낌없이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앞으로 관중석에 제 유니폼이 더 많이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묵직한 진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