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투박해도 진심은 선명하다. 내가 가진 것이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그런 이야기다.
영화는 경상남도 거창에서 친구랑 숨바꼭질을 하고, 아리랑을 부르며 아버지와 포옹을 하는 정민(강하나)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모질게 훈육하지만 자는 딸에게 곱게 커서 좋은 데 시집가라고 비는 어머니의 소원까지. 1943년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아니라면 그저 평범한 한 소녀의 일상이다.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평범한 일상은 짧다. 일본 순사들이 집으로 갑자기 들이닥쳐 정민을 끌고 가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수십 명의 소녀들은 신발 공장에 가서 일하는 줄 알고 고향을 떠나게 되지만, 도착한 곳은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는 현장이다.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침대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작은 방 한 칸, 그 안에서 일본군은 어린 소녀들에게 끔찍한 폭력을 가한다. “전쟁 중이라 그렇다”는 합리화 하는 모습도 있다. 영화는 그곳에서 소녀들이 입게 되는 상처와 지옥 같은 현실을 견뎌내는 모습들, 그럼에도 서로에게 손을 내밀며 그곳을 벗어나려고 하는 작은 우정과 움직임을 담아낸다.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10년 전 개봉한 ‘귀향’의 기본 서사는 그대로다. 이번 확장판에는 기존 영화에 약 6분 가량의 분량이 추가됐다. 새롭게 더해진 장면들은 기존 서사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듯이 자연스럽다.
‘귀향’이 갖고 있던 투박한 카메라 워킹과 서사 역시 그대로다. 세련된 연출이 아니라 담백함으로 소녀들이 겪은 일을 다큐멘터리처럼 지켜보게 한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폭력적인 장면들은 10년이 흐른 후 다시 봐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소녀들이 당한 폭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영화가 또 다른 2차 가해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귀향’을 다시 마주한 지금, 영화가 이렇게 아프게 당시의 상황을 꺼내서 보여주는 이유는 선명하다.
사진=커넥트픽쳐스 제공 ‘귀향’이 개봉했을 당시인 2016년, 47명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5명뿐이다. 기억하고, 관심 갖고,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목소리를 내야 할 시간 역시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이들은 역사의 한 가운데 있는 산증인이자 대중이 결코 외면해서는 안될 역사의 가장 큰 생채기다. 영화보다 실제 역사가 더 참혹했을 것이라는 사실까지 생각이 미치면, 다시 또 심장이 턱 막힌다.
‘귀향: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는 다시 한번 크라우드 펀딩으로 날개를 펼친다. 수많은 이들의 따뜻하고 작은 마음이 모여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결과물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잊혀지면 안 될 역사를, 꼭 영화관에서 다시 함께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