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현은 지난 5월 한 차례 휘청거렸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6.75까지 치솟으면서 개막 이후 줄곧 이어오던 0점대 평균자책점도 2.79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6월 이후 빠르게 안정감을 회복했다.
조병현은 당시를 돌아보며 "안 좋을 때는 제구가 잘 안됐다. 제구를 잡으려고 가볍게 던지면 타자에게 맞더라. 결국 밸런스도 맞지 않아 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투구 동작을 미세 조정하면서 왼팔 움직임에 주목했다. 투구할 때 왼팔을 높게 뻗는 동작을 더욱 확실하게 가져가며 밸런스를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병현의 투구 동작. 글러브를 낀 왼팔 움직임을 조정하면서 성적이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SSG 제공
조병현은 "포수 방향으로 왼팔을 딱 놓고 라인을 잡아서 딱 때린다는 느낌으로 공을 던졌다"며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같은 투수들도 앞팔을 신경 쓰는 것 같더라. 앞팔을 잡아놓고 그 부분에서 힘을 쓰자는 생각으로 하니까 (구위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왼팔이 총구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포수 방향으로 왼팔의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두면서 투구의 방향성과 밸런스를 유지하고, 그 상태에서 힘을 실어 공을 던지는 것이다.
19일 기준으로 조병현의 시즌 성적은 2승 4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98이다. 피안타율이 0.184에 불과하다. 특히 오른손 타자 피안타율은 0.093로 채 1할이 되지 않는다. 그는 "우타자를 상대할 때는 좀 더 강하게 던지거나 편하게 던지는데, 좌타자를 상대하면 나도 모르게 몸에 맞는 공이 나올 것 같더라. 그래서 공이 날리는 느낌이 강했다"며 "지금은 어느 타자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미세조정 이후 수치는 더 안정적이다.
5월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한 조병현. SSG 제공
지난 시즌 SSG 불펜은 '철옹성'에 가까웠다. 조병현을 필두로 노경은·이로운·김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짜임새를 자랑했다. 그런데 올 시즌 상황은 다르다. SSG의 팀 성적이 리그 9위까지 떨어진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불펜의 불안정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조병현도 책임감을 느낀다. 그는 "필승조들이 잘해야 순위도 올라가고 그러는데 전체적으로 뒤에서 잘 못 막아준 거 같다. 내년엔 다시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반성했다.
조병현은 지난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어 오는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불과 6개월 만에 두 개의 국제 대회를 소화하는 다소 빡빡한 일정. 조병현은 "시즌 때 많이 못 던진 거 같아서 신경 안 쓰고 있다"며 "즐기려고 하는데 무조건 잘해야 하기도 한다. 원팀으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AG 가기 전까지 20세이브를 채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