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합작골이 터졌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태국 골망을 흔들었다. 서로 환하게 웃으며 포옹하는 감동 세리머니까지 더했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탁구 논란도 완전히 지웠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4차전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한국의 승리를 이끄는 합작골을 만들어냈다.
합작골은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9분에 나왔다. 상대 진영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상대 수비수의 압박을 피해 드리블한 뒤,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손흥민에게 절묘한 침투 패스를 건넸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순간적인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린 뒤 왼발 슈팅까지 연결했다. 슈팅은 골키퍼 다리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어시스트, 그리고 손흥민의 골이었다.
득점 직후 손흥민은 어시스트해 준 이강인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고, 그런 손흥민을 향해 이강인이 껑충 뛰어 안기며 합작골을 자축했다. 지난 아시안컵 당시 탁구 논란으로 빚었던 갈등도 단번에 씻어낸 감동적인 세리머니 장면이기도 했다.
비단 이 골뿐만 아니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이날 각각 2선 왼쪽과 오른쪽에 포진해 경기 내내 황선홍호 공격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은 특유의 스피드와 슈팅으로 수차례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이강인 역시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이날 전반 19분에 나온 이재성의 선제골 장면도 이강인이 기점 역할을 했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가 조규성(미트윌란)에게 향했고, 골키퍼까지 제친 조규성의 패스가 이재성의 골까지 연결됐다.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함께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을 풀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이강인이 후반 29분 교체되면서 둘의 추가 합작골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손흥민과 이강인 모두 저마다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다했을 뿐만 아니라, 팬들이 기다렸을 합작골과 감동적인 세리머니를 선보이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날 한국은 이재성의 선제골과 손흥민·이강인의 합작골, 박진섭(전북 현대)의 쐐기골을 더해 태국을 3-0으로 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