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쿠팡플레이 제공 불륜은 정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개 전부터 쿠팡플레이 ‘문제작’이라고 입소문이 났던 이 작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가 짧지만 묵직한 임팩트를 남기고 떠난다. 아직 뒤통수가 얼얼하다 못해 시릴 정도다.
4일 막을 내리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이하 ‘지금 불륜’)는 완벽한 가정을 연출하던 인플루언서 부부와 이웃집 의사 부부가 단순 불륜을 넘어 감당할 수 없는 비밀과 연쇄 사건에 휘말리며 폭주하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다. 총 8부작으로 짧은 회차이지만, 화제성만큼은 그 8배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오리지널 드라마 흥행 목말랐던 쿠플, 드디어 웃었다
‘지금 불륜’은 공개 약 2주 만에 쿠팡플레이 역대 시리즈 누적 시청량 1위를 달성했다. 지난 7월 31일 첫 공개 이후 그 주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로 직행한 후 입소문을 타며 시청량이 169% 추가 폭증했다.
또한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에서 넷플릭스 다음으로 쿠팡플레이가 이름을 올렸다. 전월 대비 무려 15.97% 상승,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으로 MAU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쿠팡플레이 측에서는 상승세를 이끈 대표 콘텐츠로 ‘지금 불륜’을 꼽았다. 올해 오리지널 드라마 공세가 부족했던 쿠팡플레이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한 ‘문제작’(Positive)이 없는 셈이다.
유통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금 불륜’은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시청층 모수에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플은 이 작품을 쿠팡 와우회원뿐 아니라 일반회원도 무료로 시청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였다.
올해 유독 쿠팡플레이는 주목할 만한 ‘오리지널 드라마 IP’가 없었다. ‘SNL 코리아’처럼 검증된 예능 시리즈나 스포츠 중계, 대형 공연 생중계 등 효자 콘텐츠로 버텨왔지만 정작 플랫폼의 핵심 체력이 되는 드라마 라인업이 약했다. 지난 4월 김향기 주연의 ‘로맨스의 절댓값’이 공개된 바 있으나 괄목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지난해 2월 발생한 모회사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플레이 이미지도 실추했던 터라, ‘지금 불륜’이 일으킨 부흥은 이들에게 가뭄 속 단비다. 업계에서는 쿠플의 최고 히트작 ‘소년시대’를 잇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탄탄한 배우들과 베테랑 제작진·신예 작가진의 ‘시너지’
김혜수, 조여정을 투톱으로 내세운 캐스팅은 신의 한 수였다. 가식과 완벽주의로 무장한 인플루언서 박경희 역의 김혜수와 묘한 매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주무르는 안수정 역의 조여정은 팽팽한 연기 합으로 순식간에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여기에 이번 작품이 입봉작인 신예 정은경·박수린 작가의 날 선 대본이 빛을 발했다. “너는 X스 영상으로 봤어? 나는 직관했어”, “아주 X랄을 동시다발적으로 한다”, “차라리 불륜이면 좋았을 텐데” 등 캐릭터의 본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직선적인 대사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시청자에게 압도적인 시원함과 쾌감을 선물했다.
제작진의 내공도 만만치 않다. ‘타인은 지옥이다’, ‘살인자o난감’ 등을 통해 감각적인 스릴러 연출을 선보여 온 이창희 감독의 피할 수 없는 긴장감과 유머 감각이 작품 전반에 짙게 깔렸다. 이 감독은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직접 전 편의 콘티를 그려 완성도를 높였으며, 촬영 중간중간 원테이크 기법을 과감히 도입해 인물들 간의 팽팽한 갈등 상황과 감정선을 끊어가지 않고 생생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탄생시킨 퍼스트맨 스튜디오의 제작 노하우가 삼박자를 이루며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의 절묘한 경계를 완성해 냈다.
단순한 불륜극인 줄 알고 들어왔던 시청자에게 시체 유기와 살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통수 스릴러를 선물한 ‘지금 불륜’. 짧은 8부작의 여정은 끝났지만, 한동안 쿠팡플레이를 대표할 효자 효녀 IP로서의 잔상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