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출장한 쌍둥이 선수가 된 형 윤태현. SSG 제공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에 출장한 쌍둥이 선수가 된 동생 윤태호. 두산 제공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야구팬들을 잠시 혼란스럽게 한 장면이 있었다. 똑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것. SSG 랜더스 윤태현(23)과 두산 베어스 윤태호(23), 일란성 쌍둥이 형제였다.
두 사람이 같은 경기에 나선 건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7회 초 먼저 마운드에 오른 형 윤태현은 강승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동생 윤태호는 8회 말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요셉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홍대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3분의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쌍둥이지만 마운드에서는 일찍부터 다른 길을 걸었다. 윤태현은 우완 언더핸드, 윤태호는 우완 오버핸드로 서로 다른 유형의 투수로 성장했다.
2026 스프링캠프 당시 두산 구단 유튜브 채널 '베어스TV'에 출연한 윤태호(왼쪽)과 윤태현. 베어스TV 캡처 먼저 주목받은 건 윤태현이었다. 나란히 인천고를 졸업한 두 사람은 2022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했다. 윤태현은 1차 지명으로 SSG의 선택을 받았다. 1차 지명 제도가 폐지되면서 SSG의 처음이자 마지막 1차 지명 선수가 됐다. 윤태호는 2차 5라운드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들어섰다.
프로 무대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건 동생이었다. 윤태호는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8이닝 동안 1승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윤태현은 이날 경기가 올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다.
'베어스TV'에 출연해 쌍둥이 형제와의 에피소드를 풀고 있는 김인태. 베어스TV 캡처 닮은 외모 덕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다. 두산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베어스TV'에서 김인태가 쌍둥이와 관련한 일화를 공개했다.
김인태는 스프링캠프 당시 식당 앞에서 윤태호라고 생각한 익숙한 얼굴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가 보니 윤태호가 이미 안에 있어 당황했다고. 알고 보니 김인태가 밖에서 마주친 사람은 윤태현이었다.
더 황당한 건 윤태현이 자신이 SSG의 윤태현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후 '베어스TV'가 쌍둥이를 함께 불러 당시 상황을 다시 짚었고, 윤태현은 왜 정체를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얼떨결에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영상에서 두 사람은 "1군에서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고 서로 덕담을 건넨 바 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함께 1군 무대에 올랐다. 결과는 엇갈렸지만,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은 쌍둥이 형제가 KBO리그 역사에 특별한 장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