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드림’ 이상엽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메기, 딱 메기 상이세요.” (‘그대에게 드림’ 중)
배우 이상엽의 ‘로코’ 행보가 심상치 않다. 단지 설렘만 있는 것이 아닌 ‘도파민’ 지수가 상당하다. 지난해 숏드라마로 향한 뒤 돌아온 TV 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에서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이상엽이 출연 중인 ENA 월화드라마 ‘그대에게 드림’은 꿈을 두고 다시 얽힌 첫사랑 남녀가 재회하는 후일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이상엽은 영화제작사 대표 서인욱 역으로 반환점을 돈 뒤 부쩍 무거워진 극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환기하고 있다.
극중 서인욱은 ‘그대에게 드림’ 속 남성 중에서도 ‘어른’이다. 30대인 주인공 우수빈(황인엽)이 갖추지 못한 뻔뻔함이 있고, 20대 끝자락 심유건(백성철)이 지니지 못한 여유가 있다. 우수빈의 친한 형이자 차기작 협업차 한국에 방문한 서인욱은 방송작가 최사랑(이지민)과 지극히 ‘로코 클리셰’다운 계기로 얽히는데, 이상엽의 완급조절이 다소 답답한 전개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그대에게 드림’ 이상엽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최사랑이 준비 중인 연애 프로그램의 섭외 차 서인욱에게 접근했다가, 졸지에 취중 하룻밤까지 보내게 되면서 ‘그대에게 드림’의 여느 커플보다 급발진 로맨스가 시작됐다. 우수빈에게는 휘둘리기만 했던 조금 모자란 형은 최사랑을 잔뜩 휘두르는 교포식 직진 플러팅의 대가였고, 결국 프로그램 사전 미팅에서 PD에게 두 사람의 관계를 이실직고한다는 아찔한 상황에 이르렀다.
현실 연애는 절대 안 된다는 말에 “내기 할래요? 우리한테 두 번째가 있을지 없을지”라고 받아쳐야 하는 ‘로코 정석’ 대목에서 이상엽은 아주 여유롭게 홈런을 날린다. 연프 방영 중반인 5회즈음 긴장감을 주기 위해 투입되는 ‘메기’에 딱이라고 언급됐듯, 이상엽 또한 다른 커플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그대에게 드림’의 중반부에서 이 같은 역할을 해낸 것이다. ‘그대에게 드림’ 이상엽 (사진=KT 스튜디오 지니) 시청자들은 “이상엽 로코 폼 미쳤다” “숏드라마 공무원답게 도파민 돋는 드라마 잘 잡는 듯” 등 호평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공력은 하루아침에 쌓인 것은 아니다. 2007년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한 이상엽은 ‘사랑해서 남주나’ ‘한번 다녀왔습니다’와 같은 주말드라마는 물론 ‘즐거운 나의 집’, ‘연애의 흔적’ 등 단막극을 가리지 않고 출연하면서 자신만의 로맨스 영역을 구축했다.
단지 ‘예쁜 청춘’보다는 출생의 비밀 같은 중장년향 코드나, 미스터리 혹은 판타지 등 장르성 짙은 로맨스에 도전해 왔다. 기막힌 단짠 비율로 팬층을 형성한 이상엽은 지난해부터는 숏드라마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창우 감독과 호흡을 맞춘 두 편의 숏드라마 ‘폭풍같은 결혼생활’과 ‘상속녀의 귀환’을 통해서는 큰 흥행을 거뒀다. 특히 플랫폼 드라마박스를 통해 공개된 ‘폭풍 같은 결혼생활’은 공개 5일 만에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천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일각에선 인지도와 연기력을 갖춘 이상엽 같은 기성 배우가 숏드라마에 도전해 얻는 메리트가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이상엽은 오히려 기성 배우의 영역이 드라마와 영화, 대형 OTT 작품에 국한될 필요가 없음을 업계에 시사했다.
특별출연을 제외하고 3년 만의 TV 드라마 복귀작인 ‘그대에게 드림’을 통해 이상엽이 보여주고 있는 안정적이고 또 메타적인 재미 또한 그가 새 도전을 통해 얻은 것의 또 다른 증명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이상엽 로코’는 또 다른 ‘도파민 보증 마크’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