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이 신작 ‘경주기행’과의 첫 만남을 복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공효진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일정 때문에 고사했던 작품이다. 근데 너무 뭉클하고 좋아서 두고두고 생각났다. 진행 상황을 찾아봤을 정도였다”며 “이후 다시 한번 제안이 왔고, 그때는 일정도 맞았다”고 떠올렸다.
지난 26일 개봉한 ‘경주기행’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지 못한 막내딸 경주를 위해, 8년의 기다림 끝에 ‘죽이는’ 여행을 떠난 네 모녀의 가족 복수극이다.
“‘자식에게 원통한 일이 생겼을 때 누가 지옥까지 쫓아가서 복수해 줄까?’라고 묻는다면, 그건 엄마가 아닐까 해요. ‘경주기행’은 엄마와 자식 간의 관계, 그리고 엄마들의 본성 안에 있는 ‘내가 끝까지 가서 네 억울함을 보여줄게’를 풀어낸 영화죠. 그게 저를 비롯한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요.”
극중 공효진은 장주를 연기했다. 일찌감치 옥패션 일을 도우며 동생들을 건사해온 든든한 첫째로, 언제나 마음속 1순위는 언제나 친정 가족, 특히 엄마 옥실(이정은)이다. 잔뜩 긴장한 엄마의 멘탈을 챙기는 것도, 틈만 나면 지긋지긋하게 싸워대는 둘째와 셋째를 말리는 것도 모두 그의 몫이다.
“감독님이 ‘장주는 엄마의 사령탑, 오른팔’이라고 했어요. 동생들에게는 엄마와 한통속인 인물이죠. 그런 부분을 살리려고 했고, 또 제 나름대로 설정을 많이 넣었어요. 이야기가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관계는 현실적으로 느끼길 바랐어요. 그래서 ‘같이 동네 목욕탕에서 눈썹 문신을 했다’ 같은 깨알 디테일을 넣은 거죠.”
실제로는 어떤 딸이냐는 질문에 공효진은 “장주와는 거리가 멀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엄마(사랑의 밥차 김옥란 이사장)가 예전에 ‘유퀴즈’에 나와서 내가 정말 말을 안 들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고집이 있었다. 엄마가 뭐라고 ‘잘못했다고 해’라고 하면 ‘난 잘못하지 않았어’라고 하는 스타일이었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배우 공효진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공효진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로도 대중을 만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첫 방송한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0.2%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공효진은 “내가 공중파가 맞는 게 아닌가 한다. 어르신들이 날 되게 좋아하는구나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너무 감사하죠. 사실 예전에는 스스로 들뜨지 말자고 계속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은 ‘오늘이 가장 행복할지도 모르니 즐기자’ 싶어요. 그래서 뭐든 즐겁게 받아들이고, 질타도 칭찬도 수용하려고 하죠. 실망이 두려운 나이도 아니고요. 마흔이 넘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죠. 하루하루 더 행복해지는 느낌이에요. 꿈결 같은 시간이죠.”
공효진의 이러한 마음가짐의 변화는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나 연차 때문만은 아니다. 인생의 동반자를 만난 결혼 역시 그의 삶에 큰 전환점이 됐다. 앞서 공효진은 지난 2022년 가수 케빈오와 결혼해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하니까 더블의 더블의 식구가 생겼어요. 미국 가족들(시댁)이 대가족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내가 느꼈던 환희, 풍족한 느낌도 몇 배로 불어났죠. 최근에 남편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왜?’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내 기쁨이 배가 됐다’고 했죠. 이번 드라마 잘 되고 나서도 너무 많은 축하를 받았고요. 늘 고맙고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