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집밥’ 스틸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모바일에 소비되던 숏드라마가 극장으로 유통 창구를 넓히고 있다. 공개 전 먼저 관객을 만나는가 하면, 기획 단계부터 영화로 함께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배급사 키다리스튜디오에 따르면 이준익 감독의 신작 ‘아버지의 집밥’은 9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한다. 회당 2분 안팎의 61부작 숏드라마를 한 편의 영화로 재편집한 형태로, 극장 상영 후 17일부터 숏폼 플랫폼 레진스낵에서 순차 공개된다.
키다리스튜디오 관계자는 “감독과 제작진 모두 만족도가 높았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 당시에도 반응이 좋아서 정식 극장 개봉을 진행하게 됐다”며 “기존 회차를 이어 붙인 후 극장 관람에 적합하도록 별도의 편집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숏드라마의 극장 진출 움직임은 올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앞서 숏폼 플랫폼 킷츠는 NCT 제노·재민 주연의 ‘와인드업’과 피프티피프티 주연의 ‘방과후 퇴마클럽: 소녀들의 밤’을 영화로 재구성해 차례로 걸었다. 단일 플랫폼 소비에 그치지 않고, 다른 포맷으로 확장해 IP의 활용 범위를 넓힌 대표적인 사례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멀티 포맷으로 제작하는 작품도 증가하고 있다. 킷츠는 ‘방과후 퇴마클럽’을 기점으로 숏드라마를 영화, 미드폼 시리즈로 동시 기획·개발 중이다. 공개를 앞둔 더보이즈 영훈, 우주소녀 이루다 주연의 ‘러브 와이파이-궁’과 이민기, 몬스타엑스 형원 주연의 ‘저승사자 생명연장 프로젝트’ 역시 극장 개봉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사진=킷츠 제공
킷츠를 운영하는 테이크원컴퍼니 박향미 이사는 “숏폼에 포함되지 않은 신을 영화에 가미하거나 그 반대의 구성을 통해 각 포맷에 맞게 차별화를 꾀할 예정”이라며 “이는 동일한 이야기를 각기 다른 길이와 호흡으로 구현해 IP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소비 방식의 다양성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시도”라고 짚었다.
유통망 확대와 함께 제작 방식과 콘텐츠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치정 멜로, BL(남성 간 사랑) 등 특정 장르에 편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휴먼, 호러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시도하고 있다. 주류 시장에서 활동하던 유명 감독과 배우의 참여는 물론, AI 기술을 제작 과정에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제작 환경과 콘텐츠의 외연이 동시에 확장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수익 구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광고와 유료회차 중심이었던 기존 수익원에 극장 티켓 매출이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더할 수 있어서다. 극장 선공개로 공개 전 화제성을 확보하거나, 론칭 이후 기존 시청자와 팬덤을 극장으로 유입하는 등 수익 창출과 마케팅을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극장 또한 숏드라마의 개봉을 새로운 콘텐츠 확보의 기회로 보고 있다. ‘아버지의 집밥’ 배급을 맡은 롯데시네마 이수정 커뮤니케이션팀 책임은 “모바일 위주의 콘텐츠를 영화관으로 확장해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소비 방식 변화에 맞춰 다양한 작품을 발굴할 예정이다. 숏폼 역시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포맷 중 하나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