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 라이온즈 팬들 사이에선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구수한 사투리가 화제가 됐다. 구단 공식 유튜브 '라이온즈TV'의 한 영상에선 실내 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던 김영웅이 디아즈를 빤히 응시하자, 디아즈가 "뭘 보노"라는 정확한 사투리로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더그아웃에서 침을 뱉은 디아즈를 보고 김영웅이 눈치를 주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디아즈가 새침한 표정을 지은 김영웅의 옷매무새를 다듬는 듯하더니, 고개 숙인 김영웅의 코를 손가락으로 퍼 올리는 장난을 쳤다. 일격을 당한 김영웅은 살짝 열받은 듯했지만, 화면이 바로 넘어가면서 이후 어떤 장난이 더 오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김영웅에게 당시의 상황을 물었다. "대체 '뭘 보노'라는 말을 누구한테 배웠는지 모르겠다"라며 어이없어한 김영웅은 "디아즈가 평소에도 장난을 많이 건다. 그때처럼 코를 쓸어 올리는 건 처음 당해보는 장난이라 당황했는데, 비슷한 장난은 비일비재하다"라며 웃었다. 3루수 김영웅과 유격수 이재현을 '영 가이즈(Young Guys)'라고 부른다는 디아즈는 수비 연습을 할 때면 "이상하게 공 던지면 안 받을 거야"라고 하면서도, 실전에선 누구보다 열심히 몸을 뻗어 다 잡아낸다고.
삼성 김영웅-디아즈. 삼성 제공
디아즈에게도 김영웅에 대해 물었다. 김영웅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미소를 지은 디아즈는 "재밌는 친구다. 장난을 많이 걸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애정이 듬뿍 담긴 장난이었다. 디아즈는 "아직 성장할 여지가 많은 친구다. 재능이 많은 선수라서 내가 어떻게든 더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그래서 장난도 더 많이 치면서 다가가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영웅은 최고의 3루수가 될 선수다. 더 많이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덕담도 남겼다.
김영웅은 이런 디아즈의 말에 "정말 디아즈가 그런 말을 했어요?"라고 반문하면서 "디아즈가 그런 덕담을 하는 건 열 번 대화에 한 번 정도 할까 말까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김영웅은 "내가 타격 훈련을 할 때 디아즈가 종종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항상 고마운 선수고, 동생들을 잘 생각하는 정말 착한 선수다"라며 화답했다.
삼성 디아즈-김영웅. 삼성 제공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이번 시즌 중반 큰 부침을 겪은 바 있다. 디아즈는 홈런 등 장타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고, 김영웅도 타격 부진과 부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폭염 브레이크(8월 5일~10일) 이후 디아즈는 21경기 타율 0.312, 5홈런 22타점으로 반등했고, 김영웅 역시 타율은 다소 낮지만 마수걸이 홈런 포함 12경기 2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이전보다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디아즈가 2안타 3타점, 김영웅이 대타로 나서 솔로포를 때려내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우승 대권에 도전하는 삼성에 두 '거포'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운데, 이들은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으로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